[인사청문회 정국]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맹탕·재탕·허탕 청문회

2022-05-03 00:00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박진(외교부)·원희룡(국토교통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한화진(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일 동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개인 검증'에 무게를 뒀지만 소위 '큰 한방'은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정책 질의'에 집중하며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추경호, 론스타 추궁에도 경제통 앞세워 방어막
 
추경호 후보자는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 현행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일부 과도한 부분이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해선 "제도 유지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미래 소득이 기대되는 청년층에 대해 다소 유연한 운영을 시사했다.
 
최근의 고물가 추세에는 "일정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민생안정, 물가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민주당은 추 후보자의 '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추 후보자는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헐값' 매각될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근무했고, 2012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을 때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추 후보자는 "당시로 돌아가도 그 시장 상황에 있었으면 저는 아마 그렇게 결정할 것"이라며 "당시 일부 문제제기가 있어 감사원이 감사하고 검찰이 기소했는데, 법원이 1·2·3심 전부 문제없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사드 배치'에 신중론···원희룡 "부동산 안정"
 
박진 후보자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에 대해 "깊이 있게 검토해서 어떠한 결론을 낼지 깊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윤 당선인의 '추가 배치 및 운용' 공약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중요한 건 안보 문제로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해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여 검토,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 워킹 그룹 합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가입 등 '한미 동맹'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후보자는 장남의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사 근무 의혹'에 "사실 여부를 떠나 논란이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라이선스를 주는 회사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원희룡 후보자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 때문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단기간의 공급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있는 공급 로드맵을 만들어 좋은 주택이 지속해서 공급된다는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제주 오등봉 개발사업과 제주 지사 시절 업무추진비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자는 "전국에서 도입하지 않은 초과이익환수제를 자발적으로 집어넣었다"고 해명했다. 또 "어떤 경우에도 공적인 업무 외로 지출한 적이 없다"면서 업무추진비 의혹에도 선을 그었다.
 
◆박보균 "전두환 리더십 조롱"···한화진 "NDC 이행방안 마련"
 
박보균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중앙일보 기자 시절 작성한 칼럼에서 나타난 '정치 편향성' 우려에 대한 검증이 이어졌다.
 
박 후보자는 '전두환식 리더십의 바탕은 의리', '수호지 양산박 느낌이 풍긴다'는 칼럼 내용에 "전두환 리더십을 조롱한 것"이라며 "제 방식의 은유적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일본 대사관의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것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전략적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평가하는 등 '친일 사관'을 드러냈다는 의혹에는 "독도는 우리땅이다. 독도에 가겠다"라고 밝혔고, 일왕 생일 축하연도 "취재차 갔다"고 설명했다.
 
한화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삼성전자 사외이사' 경력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주주총회 1회 참석하고 급여 1600만원을 받은 게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이사회도 한 번 참석했다"며 "이해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을 잘 지켜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 후보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문제와 관련해 "장관에 임명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에서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실현가능한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