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국가안보실 1차장에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과 2차장에 신인호 전 청와대 위기 관리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2019년 이후 유명무실해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안정화'와 대중(對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4개국 비공식 안보협의체) 가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군 안팎에서는 김 1차장과 신 2차장 동시 기용을 두고 대중 강경 노선 전환과 동시에 대일(對日) 관계 재설정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1차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2008~2011년), 대외전략기획관(2011~2012년)을 지낸 인물이다. 대북, 대중 강경파로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 당시 한일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밀실처리'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는 외교안보에 있어서 일본과 군사 협력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으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시절 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미·일 신방위협력 지침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평상시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과는 지소미아를 넘어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해 대북 억지력을 배가하고 한반도의 돌발 상황에 공동 대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CSA는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탄약과 연료, 무기부품 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2016년 한 언론에 기고한 ‘공자를 극복해야 동아시아가 화목하다’는 칼럼을 통해 “북한이라는 난제를 다루면서 반미(反美)와 반일(反日) 정서가 우방 간의 공조를 저해하는 일이 빈번했던 것 이상으로 막연한 친중(親中) 정서가 한국 외교의 원리원칙과 입장을 개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과 대남(對南) 도발에도 계속해서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는 현실을 좀 더 엄중하게 다루는 대중(對中) 정책은 펴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신 2차장 발탁 역시 김 1차장 기용과 궤를 같이한다. 신 2차장은 육군사관학교 42기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위기관리비서관을 역임했다. 독일 육군사관학교에서 공부(석사)했으며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국가안보실장이던 시절 위기관리비서관으로 기용할 만큼 군대 내 대표적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태효 신임 차장이 1차장으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맡아 포괄 안보적 관점에서 안보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첫 단추는 2019년 이후 유명무실해진 지소미아 안정화 또는 미국과 일본 중심 대중 봉쇄 카드인 쿼드 가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나 쿼드는 엄밀히 말해 국방 소관은 아니지만 신인호 2차장이 김태효 1차장이 추진하는 안보 정책을 적극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