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단기 한·미회담] 日보다 먼저 오는 바이든…핵심 의제는 'IPEF' 둘러싼 대중 포위망

2022-04-29 00:00
"바이든 방한 배경에 '중국 견제' 의도 있어"
한·중 북핵대표도 내달 3일 대북정책 논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1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핵심 의제로 대북 공조와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 참여 여부 등이 꼽힌다.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0~24일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이 중 20~22일 한국에 머물며 윤 당선인과는 21일에 만난다. 이로써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최단기간에 첫 한·미 정상회담을 치르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미국 대통령이 먼저 방한하는 것은 약 29년 만이다. 과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1993년 7월 한국을 찾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5월 말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례적으로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게 됐다.

임기 첫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5년간 동맹의 방향성과 대북 기조, 역내 전략 등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첫 단추로서 의미가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이다.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를 서슴지 않았던 북한은 핵실험 준비를 숨기지 않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25일 열병식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의 극본이익을 침탈하려는 시도가 있으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반도 정세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 한·미·일 3국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의 대중 견제에 한국이 어느 수준까지 동참할지도 가시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내부 경제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방한하는 배경에는 '중국 견제'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는 중국을 겨냥한 외교 수사다. 게다가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쿼드 산하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워킹그룹에 본격 참여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대중 견제 성격인 IPEF에 적극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도 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동맹 발전 및 대북 정책 공조, 경제안보, 주요 지역적·국제적 현안 등 폭넓은 사안에 관해 깊이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 취임에 앞서 다음 달 3일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예정돼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5월 초 방한하는 류샤오밍(劉曉明) 중국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대북 정책을 협의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류 대표 취임 이후 첫 방한이자 한·중 북핵수석대표 간 첫 대면 협의"라며 "양측은 엄중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