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 핵심 증거인 녹음파일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가 “잘못하면 제가 하지도 않은 일로 크게 책임질 수도 있다고 해 녹음하게 됐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남욱 변호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정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가 속한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자신이 처리했다고 허위 답변하도록 김씨가 자신에게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각종 로비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전 동업자 정재창씨에게 입막음 대가로 건넨 90억원을 김씨가 자신에게 부담시켰다고 강조했다.
 
정 회계사가 지난 2019년부터 김씨, 남 변호사와 나눈 대화를 녹취한 이 녹음파일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출돼 대장동 사건 핵심 증거로 사용됐다.
 
김씨와 남 변호사 측은 이 녹음파일을 누군가 조작했거나 원본과 동일하지 않은 파일이 제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녹음파일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가 배임죄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오는 29일부터 재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