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개발·사업·투자 무대 넓힌다…확고한 글로벌 게임사 도약 목표

2022-04-27 16:40
김택진 대표, 주총서 글로벌 신사업 추진 의지 강조
"더 넓은 세계 무대로"…연내 신작 글로벌 출시 집중
TL·프로젝트E 트레일러 공개…해외 커뮤니티서 호평
해외 유망 기술 스타트업 투자 펀드에 500억원 출자
글로벌 전략적투자·M&A에 현금성 자산 2조원 활용

엔씨소프트의 신작 IP인 '스론 앤드 리버티(TL)'와 '프로젝트E'의 공유 세계관을 나타내는 이미지. 왼쪽이 '프로젝트E', 오른쪽이 'TL'의 등장인물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지난 2021년 해외·로열티 매출로 7336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로열티 매출의 비중도 최근 5개년(2017~2021년) 실적 가운데 최대 수준인 32%를 달성했다.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 개발, 사업, 투자 등 전방위로 글로벌 시장 입지 확대와 성장 동력 강화에 나선 엔씨소프트의 행보에 추진력이 실릴 전망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최우선 목표를 "글로벌 게임 회사로 더 확고하게 도약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신작 탑재 플랫폼을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로 확대해 엔씨소프트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콘솔 플랫폼 비중이 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 역대 최대 해외·로열티 매출…올 하반기 TL 출시로 해외 성과 확대 기대

엔씨소프트의 지난 2021년 해외·로열티 매출 비중은 7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이는 이전까지 매출이 국내에 집중돼 있던 수익 구조가 해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성과가 가시화한 것이다. 연간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로열티 매출의 비중을 놓고 보더라도 2021년도의 비중이 32%를 나타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30%대 이상의 비중을 달성했다.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와 수익 구조 다변화 흐름이 올해에도 지속되고 더욱 본격화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W'의 서구권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스론 앤드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을 선보인다. TL은 엔씨소프트가 PC·콘솔 플랫폼을 겨냥해 만드는 시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L의 티저 영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들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면서 "(TL이 출시된다면 엔씨소프트의) 국내·아시아 지역 뿐만 아니라 북미·유럽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TL 외에도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등 신규 IP 5종을 오픈형 R&D 기조로 개발 중이다. 기존 주력 장르인 MMORPG뿐만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 액션 배틀 로열(Action Battle Royale),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등으로 장르를 다각화해, 해외 진출 지역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앞세워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 오픈형 R&D, 신규 IP, 플랫폼 다변화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 키운다

특히 TL은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으로 제작된 엔씨소프트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이 지난 3월 17일 유튜브에 공개된지 12일만에 조회수 800만건을 돌파하고 그 중 절반이 PC·콘솔 플랫폼 게임 인기도가 높은 북미·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 함께 공개된 프로젝트E의 신규 트레일러 역시 국내외 게이머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았고, TL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흥행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TL의 인게임 영상과 프로젝트E의 2차 티저 영상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면서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TL과 프로젝트E 등 새로운 오리지널 IP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플랫폼 다변화 전략과 생태계 확대를 위한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 연계도 예고했다. PC∙콘솔∙모바일 등 서비스 지역에 알맞은 플랫폼을 채택하고 서구권에서 게이머들에게 영향력이 큰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한 게임 출시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하반기 리니지W의 2권역(북미·유럽) 출시 시점에 NFT를 적용할 방침이다.

◆ 미래 기술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500억원 규모 출자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투자 글로벌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미국, 인도 등 유망 초기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6개 펀드에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작년 한 해 동안 해외 펀드 출자만 5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총회에서 자사가 보유한 2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언급하며 "앞으로 글로벌, 비(非) 게임, 인공지능(AI) 등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을 상업화 하는 측면으로 투자를 할 생각"이라며 "(현금성 자산을) 기업 인수합병(M&A)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일련의 투자 활동에 대해 "미래 기술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면서 "국내외 VC에 참여해 초기 단계의 글로벌 테크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