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위안 vs 달러… 아시아 3국 환율 리스크] 6.55위안 찍은 위안화 환율...中 개입에 약세 제동 걸리나

2022-04-26 15:52
위안화 약세 소폭 진정...외화 지준율 인하·中시장달래기 덕분
다만 中당국 개입에도 약세 당분간 '지속'...美 공격적 긴축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미국 달러 강세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 여러 가지 악재로 중국 위안화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6일 위안·달러 환율이 약 1년 만에 달러당 6.5위안대까지 진입하며 위안화 가치가 7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위안화 약세 소폭 진정···외화 지준율 인하·中시장 달래기 덕분

26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681위안 올린 6.5590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04% 하락한 것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2015년 8월 13일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환율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5위안대로 치솟은 건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다만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 대비 6.6위안에 육박한 수준에 거래됐으나 26일 장중 6.5405위안 수준까지 하락(가치 상승)했으며, 역내 시장에서도 6.52~6.53위안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역내 달러·위안 환율이 6.55위안 선을 돌파해 위안화 가치가 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나타낸 것과 대조된다.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 변동 추이.[자료=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 갈무리]

이는 중국 당국이 전날 밤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인하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시장 달래기에 나선 인민은행 관계자 발언에 따른 결과다. 

인민은행은 25일 밤 공고를 통해 외화 지준율을 현행 9%에서 8%로 1%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인상된 지준율은 다음 달 15일부터 적용된다.

외화지준율을 인하하면 금융기관은 고객이 예금으로 맡긴 달러를 더 많이 시중에 유통할 수 있다. 시장에 유통되는 달러가 늘어나게 되면 중국 당국은 급속한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 유통되는 달러화 유동성 조절 수단으로 꼽힌다. 

3월 말 기준 중국 내 외화예금 잔액은 약 1조500억 달러로,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 이후 준비금 약 10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가 시중은행에 풀리게 된다. 풀린 돈은 지급 결제와 예금을 반복하면서 통화 승수 효과에 의해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통화량 확대 효과로 이어진다. 

자오칭밍 중국 외환투자연구원 부원장은 "금융기관의 외화 지준율을 낮추면서 외화 대출 여력을 확대해 위안화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6일 오전 인민은행 관계자가 시장 달래기에 나선 점도 환율 약세 부담을 덜어내는 데 기여했다. 이날 인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시보와 인터뷰하면서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은 투자자 기대와 심리에 영향을 받았다며 중국 경제 펀더멘털은 양호하고 경제 내재적인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인민은행은 온건한 통화 정책을 확대해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 수준을 높일 것이며 금융시장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고, 양호한 통화·금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中당국 개입에도 약세 당분간 '지속'···美 공격적 긴축 영향

중앙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인상한 지 4개월 만에 또다시 조정에 나선 건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가 가파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미·중 금리 격차 축소 등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실제 지난주 위안화 환율은 2015년 이래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으며 25일에는 달러당 6.5544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 2일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개입에도 위안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중국으로 유입 자금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이번 외화 지준율 인하가 단기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전반적인 달러화 가치 흐름과 중국 경기 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