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물가가 성장보다 더 걱정…원화 절하? 타국 대비 양호"

2022-04-25 16:18
25일 취임 후 첫 한은 출입기자단 상견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상견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25일 "당장 오늘까지는 성장보다 물가가 더 우려된다"며 고공 행진 중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또다시 드러냈다. 아울러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절하 우려에 대해선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한 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단 상견례 자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가운데 어떤 것이 더욱 당면 과제라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달까지 지표를 보면 성장과 물가 모두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당장 오늘까지만 보면 물가가 조금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속도 조절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의 매파적 움직임에 힘입어 이르면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신임 총재는 "앞으로도 통화정책이 정상화하는 방향은 계속되겠지만 그 속도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속도로 금리를 변화시킬지, 아니면 방향 자체를 바꿀지는 그때그때 금통위원들과 유연성 있게 대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물가와 관련해 "유가와 곡물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물가에 영향을 줄지, 이달 금통위에서 4% 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했는데 상승률이 이보다 올라갈지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영향도 주요 변수로 거론했다. 성장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성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으나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약세와 절하 우려에 대해서는 "원화 절하 폭은 타국 대비 심한 편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는 "당연히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다른 많은 나라들 환율이 절하되고 있다"며 "특히 일본은 YCC(Yield Curve Control)를 계속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격차가 더 커져서 환율 절하 폭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원화를 보면 1월 기준으로 보든, 우크라이나 사태가 시작된 2월 말 기준으로 보든 달러 인덱스 상승에 비해 원화 환율이 절하된 정도가 거의 비슷하다"면서 "당연히 앞으로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가면 절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은 금리와 경상수지, 경제펀더멘털 등 여러 요인이 개입되는 시장변수인 만큼 그 속도나 변화 방향을 보고 있다"면서 "원화 역시 절하가 우려되긴 하나 아직까지 원화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한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취임사에서 경제 구조개혁 문제를 강조한 것이 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에 대한 월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한은에 국민경제 안정이라는 큰 임무가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지 등을 보자는 것"이라며 "각 부처의 소임이 다른 만큼 이는 당연히 존중하고 이견이 없도록 조율해야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