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약세 행진 계속...6.5위안 '코앞'

2022-04-25 10:54
中 위안화 고시환율(25일) 6.4909위안...가치 0.48% 하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5위안대를 향해가고 있다. 

25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313위안 올린 6.490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48%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8월 23일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저치다. 환율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역내·외 시장에서 장중 위안·달러 환율은 모두 6.5위안 선을 뚫었다. 특히 역외 시장에선 위안·달러 환율이 장중 6.5563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연초까지 초강세를 유지하던 위안화 가치는 4월 들어 심각해진 코로나19 확산에 중국 당국이 적극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면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미·중 통화정책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내달 0.5%p 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초강력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로 돌아선 반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25일)부터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25%p 인하해 약 102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미·중 통화정책 디커플링 속에서 미·중 10년물 국채금리 격차가 축소되더니 급기야 최근 들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미·중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미·중 금리 격차 축소나 역전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중국 내 외국 자본 이탈을 자극하게 된다.

이에 실제 중국 금융 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중국 채권 보유액을 1125억위안 줄였다. 2월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 중국 채권을 803억 위안어치 줄인 바 있다.

당분간 위안화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온건한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앞서 22일 이강 인민은행장은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화성 연설을 통해 "중국 통화 정책의 최우선 임무는 물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온건한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내달 발표되는 4월 통계부터 상하이 봉쇄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지준율에 이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위안화의 유로화 대비 기준 환율은 7.0153위안, 엔화(100엔) 대비 환율은 5.0439위안, 영국 파운드화 대비 환율은 8.3269위안으로 고시됐다. 위안화 대비 원화 고시 환율은 191.37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