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식용유 수출 전망에 식품 물가 우려 커져...밥상 물가에도 '빨간불'
2022-04-24 13:30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국내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해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가운데 전 세계 식품 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전날 밤 "국민 필수품, 특히 식용유에 관한 회의를 주재한 결과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추후 고지할 때까지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식용유가 저렴한 가격에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당 정책을 계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가 식용유로 사용하는 팜유의 국제 가격은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주요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의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 팜유시장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대체재인 해바라기씨유 공급이 부족해진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해바라기씨유 수출 1, 2위 국가다.
이에 인도네시아 생산업자들이 수출에 집중하며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서 식용유 가격은 급등했다. 일시적으로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용유와 원료물질 수출 중단이라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인도 솔벤트추출협회(SEA)의 아툴 차투르베디 회장은 "이번 발표는 인도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며 이러한 조치를 내렸다며 "이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조치 중 하나"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 조치로 최선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수출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후 팜유를 대체하는 식물성 유지 가격은 조치가 발표된 후 급등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식물성 유지인 대두유 가격은 미국 시카고 거래소에서 22일 전날 대비 4.5% 상승해 파운드당 83.21센트(약 1035원)까지 급등했다. 로이터는 대두유 가격이 올해 들어 거의 50%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대두분 및 대두유 수출국이자 밀, 콩, 옥수수의 주요 공급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는 지난 3월 중순 대두유와 밀의 신규 해외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수출 세율을 인상하며 식품 물가 잡기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세계 9위 옥수수 수출국인 세르비아 역시 일시적으로 수출을 중단했으며, 카자흐스탄 역시 밀과 밀가루 수출을 연기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