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마을제재소 대표 '황무선', "우리 소나무는 좋은 것이여"

2022-04-27 00:00
소나무와 함께 한 외길인생… 소나무 찾아 '지구 한바퀴'
소나무가 필요한 고궁 · 사찰등에 품질 좋은 자재 납품

새마을제재소 대표 황무선씨 [사진=허희만본부장]

주거 등 한정된 수요로만 이용됐던 한옥이 최근에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성세대부터 MZ세대 취향 모두를 저격하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한옥은 2008년 5만5000가구에서 2011년 말 8만9000가구로 늘었고 최근에는 10만가구까지 급증했다. 이렇게 투자의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한 한옥이지만 200% 활용을 위해서는 한옥 건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다.
 
본지는 국내 고궁을 비롯해 사찰 건축에 쓰이는 소나무(육송)를 60-80% 공급하고 있는 ‘새마을제재소’ 황무선 대표(78)를 만나 한옥 건축에서 소나무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살펴본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4월 어느 날 경북 경주시 천북면에 자리한 어림잡아 3000평 넘는 ‘새마을제재소’ 황무선 대표를 만났다.
 
한옥 건축자재인 소나무(육송)를 취급하며 고집스럽게 40여 년을 소나무와 함께한 황 사장은 “사명당은 초목의 군자로서 눈서리 이겨내고 비 오고 이슬 내린다 해도 웃음을 숨긴다”며 소나무를 예찬했다. 이어 “애국가 한 소절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은 강한 의지를 표하는 것”이라며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나무”라고 강조했다.
 
고궁, 사찰, 한옥 등 우리 소나무(육송)가 필요한 곳곳에 품질 좋은 자재를 납품하는 그는 “육송은 다소 비틀림이 있지만, 색상과 향이 좋고 갈라짐도 수입 자재처럼 수직으로 갈라지지 않고 아름답게 (나선형으로) 갈라져 한옥 건축자재로는 육송만큼 어울리는 자재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상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생솔가지를 금줄에 매달고 소나무로 만든 가구와 도구를 사용했고 죽어서는 소나무 관에 묻혔다”면서 “우리나라는 고건축물이나 사찰 대부분은 소나무로 건축(증축·개축·보수)했고, 신격화해 집의 안전과 가문의 번창을 바라는 일면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나무 대경재(굵은)는 강도나 재질이 우수해 집성재로서 용도가 적합하고 구조용 집성재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데 봉화·춘양·울진·삼척·진부·평창·양양 등 강원과 경북에서 우량 목재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며 “겨울철에 벌채한 목재는 재질이나 보존성 등 품질이 우수해 11월부터 2월까지 벌채한 소나무(육송)를 가급적이면 취급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나무가 좋고,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1978년 창업한 뒤 좋은 재질의 소나무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는 황 사장은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일본과 만주 모란강(牧丹江) 동북쪽부터 중국 랴오둥반도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한다”며 “우리나라 소나무는 좋은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소나무는 육지에서 생육한다고 ‘육송’, 줄기가 붉다고 해서 ‘적송’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우리 조상들은 건축재, 가구재, 식생활용구, 농기구재 등 다양하게 활용했고, 큰 목재는 조선용으로, 보릿고개 때는 구황식품으로도 쓰였다”고 덧붙였다.
 
경영상 어려움에 대해선 “목재를 구입하기도 어려운 데다 제재하기가 까다롭다”면서 “일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50·60대 이상은 한옥을 선호하는 데 반해 젊은 사람들 선호도가 떨어져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황 사장은 “한옥은 초기 투자자금이 상당히 큰 편”이라며 “한옥은 양옥보다 건설 비용이 2배 정도 든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통 한옥의 장점을 좀 더 살리려면 평당 800만~1000만원은 족히 들어간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