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모델하우스...'AI 안내원, 현실감, 친환경' 메타버스 활용 눈길

2022-04-24 10:26

한미글로벌의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메타버스 홍보관. [자료=한미글로벌]

스마트건설 등 첨단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직후 생활방식과 소비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자 건설사들의 진화도 빨라지고 있다. 증강현실(VR) 기술을 적용한 메타버스 방식의 모델하우스부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공사 현장 안전관리 방안, 상품·서비스 등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델하우스다. 모델하우스는 건설사들이 분양 수요자들에게 공급하는 주택에 대한 정보와 홍보를 가장 일선에서 제공해온 수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 지침이 강화하며 대면 홍보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 입장에선 모델하우스 운영 역시 어려워졌다. 

이에 건설사들은 소규모 예약제를 실시하거나 온라인용 모델하우스를 개설하게 된다. 다만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디지털 조작이 불편한 고연령층의 제한적인 접근과 실제 방문에 비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를 보완하고자 건설사들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넘어 VR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를 적극적으로 개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최근에 공개한 메타버스 모델하우스가 눈에 띈다. 두 회사는 각각 경기도 수원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트'와 '영통 푸르지오 파인베르'(5월 분양 예정), '한화 포레나 천안아산역'(정당계약 예정)의 분양 홍보관에  메타버스 방식을 접목했다. 

 

대우건설 메타갤러리의 시연 화면. [자료=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이들 단지의 가상체험 모델하우스인 '메타갤러리(Metagallay)'를 개설하고 업계 최초로 게임 개발에 활용되는 그래픽 기술(게임엔진)과 3차원(3D) 도면설계 빔(BIM)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했다. 건물의 설계와 공사를 위해 제작되는 고용량의 정보 데이터인 3D 빔모델을 기반으로 메타 갤러리를 현실감 있게 구현한 한편, 게임엔진인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사용자가 1인칭 시점으로 위치와 시점을 이동하고 문을 개폐하고 각종 분양 옵션 확인 등의 상호작용 기능을 도입했다. 고사양·고용량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KT '게임박스'와도 협업했다.

이를 통해 건설사가 지정한 특정 지점에서 내부 공간을 360도로 둘러보거나 3인칭 시점에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바라보는 것을 탈피하는 동시에, 간편한 조작만으로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현실감 있게 상품을 볼 수 있게 해 현실과의 괴리감을 상당 부분 줄였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화건설은 ESG(친환경·사회적 책임·투명한 지배구조)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모델하우스에 적극적으로 메타버스 요소를 도입했다.  분양 후 철거가 불가피한 모델하우스가 기존에는 가설 건축물로 지어져 수많은 건설폐기물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건설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위해 녹차와 쑥 등을 주원료로 만든 종이벽지와 점토 패널 등의 친환경적이면서 재사용이 가능한 자재를 동원하고 부착식 사인물과 축소 모형을 비롯한 일회성 전시물품에 최소화하기 위해 빔프로젝터, 미디어패널, DID 모니터 등 디지털 기구를 통한 VR 기술을 적용했다. 미건립 유닛과 커뮤니티 시설 축소 모형을 대체하기 위해 영화 특수효과(CG)에 활용되는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VR 화면을 제작해 분양홍보관 내 터치 모니터와 분양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휴대폰을 통한 접속에 대비해 모바일 환경에도 맞춰 구축한 것이다. 
 

한화건설의 '한화 포레나 천안아산역' 커뮤니티 시설(골프 연습장) VR 화면. [자료=한화건설]


한미글로벌은 모델하우스를 시작으로 메타버스 기술을 향후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메타버스 전문기업과의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한미글로벌은 이달 초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의 메타버스 홍보관을 개설했다.

사내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추진실이 구축한 해당 홍보관은 입장부터 가구 타입· 커뮤티니 시설 관람 등 모델하우스 방문 전 과정을 실제 현장과 같이 재현했다. 가상 안내원인 'AI 휴먼'이 각 요소를 상세히 설명하는 동시에 개개인별로 궁금한 부분은 상담원과의 실시간 채팅을 통해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내에서 사업 참여자들이 각종 자료와 일정을 공유하고 회의도 할 수 있는 디지털 워룸(War Room)도 구현했다.

아울러 한미글로벌은 이를 시작으로 향후 각종 사업 영역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달 12일에는 메타버스 전문기업인 올림플래닛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림플래닛은 공공기관, 전시,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브랜드에 가상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공간 플랫폼 기업이다.   

해당 협약으로 양사는 3차원 게임이나 소셜미디어(SNS) 등에 한정됐던 메타버스 플랫폼을 건설분야의 미래 업무공간 구축과 서비스 향상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건설분야 프리콘(Pre-con) 서비스 발굴 △건설 생애주기에 따른 메타버스 기술·서비스 개발  △개발·분양사업에서의 메타버스 활성화 △건설분야 메타버스 신규 사업 등을 추진한다. 특히 프리콘 서비스는 발주사·설계사·시공사가 함께 설계부터 건물 완공까지 모든 과정을 VR로 구현하고 문제점을 미리 확인해 개선하는 과정이라 메타버스 기술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글로벌의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메타버스 홍보관 모습. [자료=한미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