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적 검토' 토론회 성료

2022-04-21 16:24
21일 오후 2시 서울아주경제·한국헌법학회 공동주최
"새정부 출범...법조계·산업계, 현행법 개정 가능성 촉각"
"로펌·학계·경영계·노동계 등과 실효성 제고 방안 논의"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법조공약 평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가 21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아주경제, 한국헌법학회와 공동 주최한 ‘새 정부 법조 공약 평가 토론회-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적 검토’가 성료됐다.
 
서울변회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법조계와 산업계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가능성 등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에 한국헌법학회 등과 함께 법무법인, 학계, 경영계, 노동계 일선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들을 초청해 중대재해처벌법의 헌법적 쟁점과 실효성을 제고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궁극적 목표는 산업재해예방 체계를 세밀하게 설계하여 사고 발생을 방지하는 데 있다”며 “서울변회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TF를 중심으로 실효적 안전보건체계 설계에 관한 범사회적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상경 한국헌법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과정이나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위헌적인 쟁점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학계와 실무계의 법률가와 함께 다양한 직역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도출된 결과물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선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강세영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실질적 지배, 운영, 관리’를 규정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규정들이 형벌의 책임주의 원칙 또는 평등 원칙 등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의문이 있다”며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또는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하여야 하는’ 등으로 해석하거나 법문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법관이 죄질의 경중을 고려해 그 책임에 맞는 형량을 결정하는 데 큰 장애가 없도록 하고 있어 비례 원칙 위반 정도는 아니”라며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 사업주에 부과한 의무는 내용과 성격에서 차이가 있어 평등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헌법재판소 입장에 비춰 볼 때 의무 부분은 대체로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뒤이은 토론에서는 김재옥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좌장을 맡아 윤형석 서울변회 법제정책이사, 장한지 아주경제 기자,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 문성덕 한국노총중앙법률원 변호사, 한상준 대한건설협회 기술안전실 부장, 윤수정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실제 적용과 개선방안 등을 다루는 시간을 가졌다.
 
윤형석 이사는 “여소야대 국회,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자는 노동계 입장에 비춰 볼 때 법 개정보다 시행령에 등장하는 문구를 명확히 규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국토교통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운영 모니터링 등 제도 안착 지원을 위한 연구’를 발주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임우택 본부장은 “산재 예방 의지가 우수한 사업장에서조차 누가 어떤 의무를 어디까지 이행하여야 하는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기업의 책임만 강조하면서 법을 적용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예방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정부에서 헌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법률을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문성덕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 기소된 사건조차 없다”며 “법이 실효성 있게 적용돼 일터와 사회의 안전을 확보하도록 합헌적 해석론을 전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법원이 유지하는 인과관계에 대한 개연성 이론을 입법으로 수용하거나 재판 실무에서나마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준 부장은 “건설업계는 초대형 업체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업체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제도적 유인책을 통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안전 관리에 몰입, 참여할 여건을 만들면 국내 안전 관리 수준을 크게 향상하는 쪽으로 작용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윤수정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안전을 비용 문제이거나 생산 지체로 생각하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경영철학, 기업 생산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업 안전 홍보는 장식용일 뿐”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를 바라보던 관점과 해결 방식을 바꾸는 핵심적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소속 회원 변호사들의 집단지성을 수렴하여 실효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