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료 대주주 지분증여 증여 취소한 이유는?

2022-04-19 18:00

[현대사료 CI]


40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현대사료 창업주가 자식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려던 일정을 취소했다.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던 현대사료 주가는 이 소식에 다시 급등세를 탈 기세다. 

19일 현대사료 주가는 15만400원으로 마감했다. 보합을 기록한 이날을 제외하고 앞서 3거래일 동안 주가가 83% 이상 올랐다. 이달 초에는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명 '7연상'은 국내 증시에서 가격변동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최장 기록이다. 

현대사료 주가가 급등한 배경으로는 K-OTC 등록업체 두올물산(카나리아바이오)의 인수합병 이슈가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올물산 관련 이슈 때문에 현대사료가 기록적인 금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사료 창업주이자 대주주였던 문철명 회장과 김종웅 대표 등은 지난 3월 18일 공시를 통해 자녀들에게 435만 6753주를 증여해 최대주주를 문현욱 외 1인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주주가 교체되고 하루 뒤에는 자녀들이 받은 지분 전부를 두올물산 등에 100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 공시가 나온 시점에 현대사료 주가는 1만7000원 선이었다. 하지만 양도 계약은 주당 2만2877원에 맺었다. 현대사료 창업주로서는 이대로라면 증여세도 아끼면서 더 많은 돈을 물려줄 수 있는 묘수였다.

이후 시장은 주식 증여보다 두올물산의 인수 소식에 더 크게 반응했다. 앞서 두올물산은 K-OTC에서 기록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투자자 관심을 받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현대사료 주가 급등을 이해하려면 두올물산 주가 급등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두올물산 주가 급등은 코스닥 상장사 디아크(옛 OQP)와 관계가 깊다.

디아크는 지난해 3월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되자 같은 해 8월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사업부와 투자 및 제조관리 부분을 각각 다른 회사로 신설했다. 이후 바이오사업부를 K-OTC에 등록한 두올물산으로 옮기고 제조관리 부문도 두올물산이 인수했다. 결국 기존 디아크가 영위하는 사업은 고스란히 두올물산으로 옮긴다. 코스닥 상장사가 K-OTC 등록사로 '이사'를 간 셈이다. 

이후 두올물산 주가는 크게 오르며 K-OTC 시장의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문제는 이런 주가 급등이 발생할 이유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오레고보맙이라는 난소암 면역항암제의 임상시험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신약의 최종 임상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고 ,임상을 통과하더라도 약품이 상용화되기까지에는 최소 3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두올물산 주가 급등은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사료 주가 급등은 결국 두올물산 주가 급등 모멘텀을 이어받으리라는 분석이 반영된 결과다. 우회상장을 위한 재료로 사용되리라는 기대감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한편 현대사료 주가가 급등하자 대주주 측의 증여 작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증여 직후 주식을 팔 예정이긴 했지만 문제는 주가였다.

주식을 증여할 때 증여세는 해당 주식의 증여일 이전과 이후 각 2개월간 종가의 평균액으로 기준가를 정하게 된다. 현대사료 주가가 무려 7연상을 기록하는 등 주가 급등 현상을 보이면서 주식을 증여받은 2세들의 증여세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최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주식 양도 계약 취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지난 4월 초순에는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사료는 주식 양도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증여를 취소하는 수를 냈다. 지난 18일 현대사료는 지분 증여를 모두 취소하고 이에 맞춰 두올물산과 지분 양도 계약을 다시 맺는다고 공시를 정정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 증여 문제 해결됐지만 이제 양도 가격이 적정하냐는 게 문제"라며 "현대사료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이대로라면 두올물산은 큰 평가 차익을 거두지만 현대사료 주주로서는 주가 희석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