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그룹 최상위 지배 '씨엠제이씨', 매출액 98%가 내부거래

2022-04-19 06:01
그룹 핵심 계열사 내부거래·불법 리베이트 세무조사 '쟁점'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일동제약]

국세청이 일동제약그룹의 지주사와 핵심계열사,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기업까지 전방위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 씨엠제이씨는 사실상 일동제약그룹의 최상위 지배 위치에 놓인 곳이다. 

지난 2003년 2월 설립된 씨엠제이씨는 현재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설립자인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했으나 지난 2015년 윤 대표로 주요 주주가 변경됐다. 

씨엠제이씨는 지난해 말 현재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등 상장사 2곳과 일동생활건강, 유니기획,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등 비상장사 8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씨엠제이씨는 이들 회사로부터 해마다 수억원씩 배당금을 받고 있다. 
  
씨엠제이씨의 매출 상당 부분은 일동제약,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등 계열회사로부터 발생한다. 

씨엠제이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53억원으로 이 가운데 일동제약(43억원) 등을 통한 매출은 52억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매출에서 특수관계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8%를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 회사의 계열사 매출액 의존도는 최근 더욱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020년 내부거래 비율은 91%를 넘어섰고 2019년 95%, 2018년 93%, 2017년 83% 등 이전에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씨엠제이씨는 일동제약그룹의 지주사인 일동홀딩스 지분 17.02%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사실상 일동제약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인 셈이다.

일동홀딩스의 2대 주주는 윤 회장으로 14.83%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송파재단(7.12%)과 윤 회장 부인인 임경자씨(6.17%), 윤 대표 1.12%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46.68%에 달한다. 

일동홀딩스의 3대 주주인 송파재단은 일동제약그룹 창업주 윤용구 명예회장의 유지에 따라 유족과 공동상속인들이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재단은 일동홀딩스로부터 배당받은 수입과 이자를 주요 재원으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동홀딩스는 일동제약이 지난 2016년 8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부터 지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당시 일동제약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투자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일동홀딩스와 의약품 사업부문을 맡는 일동제약 등으로 분할됐다. 

일동홀딩스의 매출 또한 계열사로부터 발생한다. 대부분 브랜드수수료, 경영자문수수료, 임대수익 등이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 182억원 중 특수관계자 매출은 16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2%를 차지했다. 

일동제약의 1대 주주는 40.57%를 보유한 일동홀딩스이며 특수관계자 지분은 총 46.01%다. 이 가운데 윤 대표의 일동제약 지분은 1.63%로 보유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2대 주주인 씨엠제이씨가 보유한 2.03% 지분까지 포함하면 3%대를 넘어선다. 특히 씨엠제이씨가 일동홀딩스의 1대 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윤 대표의 그룹 내 영향력은 상당히 높아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간 일동제약그룹의 리베이트 논란도 이번 세무조사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020년 일동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일동올베탐캡슐’ 3개월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일동제약이 2015년 의료인에게 약품 판매를 위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점을 밝히며 이같은 처분을 내렸다. 

일동제약은 이미 지난 2015년 다른 불법 리베이트 건으로 식약처로부터 판매업무정지 및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일동제약은 2013년에도 수십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