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세계 자동차 생산량,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감소할 듯...공장 폐쇄·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

2022-04-17 17:2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향후 2년 동안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및 판매량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동유럽 공장들이 폐쇄되고,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며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딜러투데이는 지난 3월 발간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모빌리티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와 내년 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각각 260만대 줄어 8160만대와 88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에는 감소량이 40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유럽 내 자동차 생산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요 감소로 인해 줄어드는 생산량이 100만여대 수준인 가운데, 원자재 감소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분까지 합하면 유럽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체의 9%가량인 170만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 생산량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원자재 및 부품 부족으로 지목됐다. 현재 이러한 문제가 주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에 타격을 입히고 있지만, 전쟁이 지속될 경우에는 다른 시장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용으로 사용되는 팔라듐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용 전력 공급을 위한 전선 뭉치(와이어링 하니스) 수출 역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차질을 빚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의 거의 절반은 독일과 폴란드로 수출된다.

이에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올해 전망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5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럽의 공급망 혼란 때문에 북미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럽 외 지역에서의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며 "중국과 미주 같은 지역으로 자동차 생산지를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는 2022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약 2%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예상한 4~6% 감소보다는 개선된 수준이다.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