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코리아 디스카운트 막기 위해서는 금감원 확대가 필수
2022-04-14 15:29
하지만 금융위원회 권한만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 내에 특사경은 없었다. 하지만 특사경 조직을 신설해 금융위 직원 3명, 금감원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파견된 특사경 인원도 금융위 1명, 금감원 5명에서 금융위 2명, 금감원 7명으로 늘렸다.
수사 전담 인력 확대로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사건에 대한 수사 역량과 활동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과 달리 오히려 금감원 인력만 외부로 유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금감원 내 특사경 인원은 10명에서 15명으로 늘리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여기에 자체 인지 수사 권한도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직원 7명만 받았다. 민간 조직이라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 특사경은 증권 관련 범죄에 대한 통신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가능한 조직이다. 2019년 7월 금감원을 중심으로 출범했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특사경 인원만 늘린다 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금융범죄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특사경 확대로 자본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막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자본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지난 2월 18일 기준 6004만183개로 집계됐다. 작년 8월에 5000만개를 돌파한 이후 6개월 만에 6000만개를 넘은 것이다. 계좌 수는 2007년 7월 1000만개를 처음 넘은 뒤 지난해 3월 4000만개를 넘었고, 작년 8월에 5000만개를 넘었다. 작년 말 기준 상장회사 수는 2356개, 시가총액은 2649조원에 달한다. 2015년 대비 상장기업 수는 434개 늘었고 시가총액은 1204조원 증가했다.
이와 비례해 피해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이 접수한 유사투자자자문업 관련 피해 민원 건수는 총 3442건으로 전년(1744건) 대비 97.4% 급증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불공정 거래 혐의 사건 109건을 금융위회에 통보했다. 전년 대비 줄어든 수치지만 드러나지 않은 불공정 거래 건수를 미루어 볼 때 더 늘었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한다.
태부족한 인력 상황은 운용사 설립 지연과도 궤를 같이한다. 금유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산운용사와 자문사 설립을 위한 신고서류를 제출한 곳이 200여 곳에 달하지만 금감원 내 심사 담당 인력은 5명에 불과해 등록 인가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발달 등으로 불공정 거래는 더욱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조사국은 현장조사권조차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자본시장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을 위한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주요 내용은 △회계와 공시의 투명성 제고 △미공개 정보 이용, 주가 조작 등 증권범죄의 수사 및 처벌에 이르는 전 과정 개편을 통한 제재 실효성 강화가 골자다. 하지만 자세한 공약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
주식 관련 불공정 거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개인투자자 보호 강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막을 수 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금감원 인력와 권한 확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금융 부문에 관한 부정부패를 조사하는 금감원 인력은 현재 30명 수준이다. 20배, 30배로 늘어도 모자랄 판이다. 인터넷 주식 게시판 등에는 잇단 불공정 거래와 횡령 등 증권범죄로 인해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K주식을 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자조 섞인 글을 올리고 있다. 피해자들이 왜 죄송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