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앨라배마 공장 3600억 투자···현지 '전동화전략' 시동

2022-04-13 18:45
바이든, 전기차 보급 확대 보조금 호재
현지 생산으로 시장 선점·경쟁력 강화
판매 149만대로 혼다 제치고 최대 실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 of the Year)’상 수상 후 데브 프라가드 뉴스위크 CE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의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생산 능력 증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0월부터 중형 SUV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을 현지 생산할 계획이며, 12월에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도 추가 생산한다. 아직 입지가 결정되지 않은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준공도 조만간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생산법인(HMMA)은 12일(현지시간) 3억 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해 미국공장의 전기차 생산 설비를 갖추고 2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그동안 국내 울산공장에서만 제작해 수출한 차량이다.

어니 김 현대차 앨라배마 생산법인 사장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이곳 앨라배마 공장에서 우리 직원들이 전기차를 생산하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앨라배마 공장은 연 37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싼타페를 비롯해 ‘쏘나타’, ‘투싼’,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등 내연기관 5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생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까지 추가하면서 중국과 인도, 체코, 인도네시아, 미국까지 총 5곳으로 친환경차 생산 반경을 넓혔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현지 이목이 집중된 미국 내 전기차 신공장 구축도 빠른 시일 내 결정할 방침이다. 기아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와 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선벨트 동부권 지역 등이 전기차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각 주마다 치열한 유치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전기차 현지 생산부터 설비 확충 등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약 9조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30년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 달성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미국 시장의 판매량 증대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서 일본 브랜드 혼다를 제치는 등 전년 대비 21.6% 증가한 148만9118대의 판매고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현대차그룹이 투자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존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기차 출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 신공장 가동에 들어가 양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현지화 전략이 절실해지고 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정한 ‘세계 자동차산업의 파괴적 혁신가’의 첫 번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성과를 인정받았다. 뉴스위크는 “정 회장은 자동차산업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리더십과 미래를 향한 담대한 비전 아래 모빌리티 가능성을 재정립하고 인류에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정 회장은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파괴적 혁신은 임직원들과 협력사들의 헌신적 노력, 사업 파트너들이 함께했기에 기능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모습으로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 세계를 구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들은 결국 인류를 향할 것이며, 우리가 보여주는 비전들이 전 세계 인재들의 상상력에 영감을 불어넣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