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과 국제공동연구진이 천문학적 요인에서 발생한 기후 변화와 인류 진화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연구 성과는 같은 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화석 유골과 고고학 유물 자료와 함께 지난 200만 년의 지구 기후를 시뮬레이션 한 슈퍼컴퓨터 모델을 결합하고, 이를 통해 고대 인류가 어떤 기후 환경 조건에서 존재했는지 규명했다.

기후 모델링, 인류학, 그리고 생태학 전문가로 꾸려진 공동 연구진은 슈퍼컴퓨터 기후 시뮬레이션 자료를 고고학적 기록과 융합해, 인류가 살았던 시기와 장소의 기후 조건과 호미닌(현생인류와 현생인류 근연종) 그룹이 선호하는 기후 환경을 알아냈다.

공동연구진은 시뮬레이션에서 인류가 살았던 장소와 시기에 그룹별 호미닌의 기후 선호도를 포함했으며, 호미닌 서식지의 시공간적 지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초기 인류 서식지, 기원 시기, 장소를 넘어 지난 200만년 동안 변화하는 식량 자원에 인류가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서로 다른 호미닌 종이 접촉하여 같은 서식지 내에 혼재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고, 과거 종들의 호미닌 족보를 도출했다.

연구 결과 기울어진 지구 자전축과 타원형 공전 궤도로 인한 기후 변화는 고대 인류의 서식지와 종 분화에 영향을 미쳤다. 호모 사피엔스의 경우 우월한 적응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통해 혹독한 기후에서도 살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연구진은 서식지 중복 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호미닌 종간의 교류를 밝히고, 아프리카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인간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고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에는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가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