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공제회 결산 ①] 해외주식·대체투자 高수익, 연기금·공제회 好실적 견인
2022-04-12 09:14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기준 10.8%의 잠정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기록한 수익률(11.3%)에 이어 1999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둘째로 높은 수치다. 본부 설립 이후 국민연금이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9년, 2009년(10.4%), 2010년(10.4%) 세 차례다. 작년 수익률이 확정될 경우 네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 2월 2021년도 기금 운용 결과를 발표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역시 두 자릿수 수익률 달성에 성공했다. 사학연금의 지난해 운용 수익률은 11.9%로, 2020년(11.5%), 2019년(11.5%)에 이어 3년 연속 11%대를 기록했다. 수익 규모는 2020년(2조1410억원) 대비 3000억원 이상 증가한 2조4739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사학연금의 자산 운용 규모는 2020년 20조9128억원에서 지난해 23조4933억원으로 총 2조5805억원 증가했다. 투자자산을 포함한 총 자산규모는 26조6769억원으로 2020년(23조9038억원) 대비 11.6% 늘었다. 호실적에 힘입어 2020년 재정추계 당시 2049년으로 예상됐던 기금고갈 시점도 2052년으로 3년 연장됐다.
국내 주요 공제회들도 견조한 수익률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1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5개년 평균 수치(7.9%)를 크게 뛰어넘은 규모다. 교직원공제회 수익률은 2018년 4.0%에서 2019년 6.9%로 증가한 뒤 2020년 10.0%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군인공제회 역시 지난해 포괄손익 기준 8.1%의 수익률을 올렸다. 운용 자산 규모는 14조3673억원으로 전년(12조6958억원) 대비 1조6714억원 증가했다. 행정공제회 역시 10.9%로 두 자릿수 수익률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는 해외 부문이 성과를 이끌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투자 부문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자산군은 해외 주식(29.48%)이었다. 대체투자가 23.8%로 2위를 차지했다. 기금운용본부 측은 "코로나 변이 확산,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상승, 공급망 충격 등 약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백신 보급에 따른 주요 경제지표 개선과 기업 실적 호조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대체투자 자산은 경기 개선과 글로벌 증시 강세로 강한 가치 상승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학연금 역시 해외 부문에 힘입어 창립 이래 최고 수준의 운용수익을 거뒀다. 해외 대체투자와 해외 주식 수익률은 각각 34.3%, 27.1%였다. 국내 대체투자도 15.8%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은 5.7%로 벤치마크(4.9%)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국내 채권 부문은 758억원 손실로 목표 손익(106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내 주식과 채권 부문 수익률을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 부문이 만회한 셈이다.
공제회들 역시 전통 자산보다는 대체투자와 기업금융 부문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군인공제회는 대체투자 수익률이 15.7%로 주식 부문(11.9%)보다 높았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 달성에 성공한 교직원공제회는 기업금융 부문이 23.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채권 부문에서 각각 12.8%, 3.1% 수익률을 기록했고,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9.3%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뒀다.
교직원공제회는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투자한 잡코리아, 하이브 등의 성공적인 자금 회수에 따른 매각 차익 실현 등으로 약 22.2% 수익률을 달성했다. 해외 부문 또한 포트폴리오 성숙화에 따라 회수 기간에 진입하며 24.6% 수익률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운용 수익률 10%를 넘긴 행정공제회도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부문에서 재미를 봤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에 투자해 거둔 수익 400억원, 판교 오피스 빌딩 지분 매각 성공 등이 수익률 향상에 기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자산군의 동반 상승이 나타났던 2020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긴축 정책으로 전환,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하반기부터 국가별·자산별로 차별적 흐름이 나타났다"며 "올해 역시 공급망 병목현상과 정치적 불안정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식 등 전통 자산에는 부담 요인이 많아 기관별로 다른 성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