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 대표 "GLOBAL X로 날개 단 TIGER…개인투자자 공략이 고성장 비결"
2022-04-11 15:56
'타이거' 브랜드 앞서운 차별화 상품 각인
MZ세대 타겟 마케팅+오너 적극지원 시너지
ETF 순자산만 27조 원넘겨… 점유율 36.73%
거래소 다양성 상품 라인업 지원 강화돼야
MZ세대 타겟 마케팅+오너 적극지원 시너지
ETF 순자산만 27조 원넘겨… 점유율 36.73%
거래소 다양성 상품 라인업 지원 강화돼야
“모든 자산운용사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건다고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미래에셋은 투자에 올인(ALL IN) 하는 투자전문그룹이다. 그만큼 고객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절박함이 있다. 그게 바로 우리만의 강점이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 대표(전무)는 지난달 29일 아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ETF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급성장은 글로벌과 개인 공략의 완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약진이 눈에 띈다. 4월 7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27조2531억원으로 연초 대비 1조원이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15조6398억원) 대비로는 11조6133억원이 증가했다.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의 순자산 격차는 11조원에서 2조원까지 좁혀졌다. 점유율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27.11%에서 올해는 36.73%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홍콩거래소에 ETF를 상장했으며 같은 해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를 인수하며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호라이즌스 ETFs는 기초지수에 운용 전략을 더한 액티브 ETF 업계 강자다. 여기에 2018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하면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법인 중 ETF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건 미국 글로벌X다. 인수 당시인 2018년 운용 규모는 8조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말 기준으로는 51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권 대표는 “시장에 나와 있는 ETF 브랜드 이름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코리아인덱스(한국 지수)라는 뉘앙스가 풍기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브랜드는 타이거(Tiger)”라면서 “출발은 2006년으로 경쟁사에 비해 늦었지만, 우리는 한국 지수를 벗어나 글로벌비즈니스를 주요 전략으로 수립했고, 독특하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ETF의 특징은 운용보수는 있지만 판매보수는 없다. 즉 증권사나, 은행에서 팔아봐야 남는 게 없는 장사다. 권 대표는 “ETF는 투자자에게 직접 다가가야 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특정다수에 ETF 투자를 권유할 방법은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찾은 방식이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디지털 마케팅이었다.
기존 신문과 방송이 아닌 회사 홈페이지와 SNS(시회관계망서비스), 유튜브를 통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권 대표는 “현재 MZ세대는 한국 자본시장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반면, 이들 세대가 주로 접하는 매체는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유튜브와 SNS”라면서 “때마침 코로나19라는 비대면 환경이 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략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ETF 순매수액은 10조원에 육박한다. 5조5000억원이던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의 직접 투자가 증가했고,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이어가자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ETF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도 ETF시장의 강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권 대표는 “회장님의 ETF 육성 의지가 가장 큰 후광이 됐다”며 “ETF가 저수익이라는 시선이 있고, 규모의 경제가 되기 전까지 인내가 필요하다. 오너의 인내가 없었다면 ETF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회사는 CEO(최고경영자)가 2년마다 바뀌다 보니 단기성과에 집중하게 되는데 ETF는 단기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일반적인 회사가 ETF시장에 안착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TF상품의 다양화·독창성 보장돼야
ETF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자 엇비슷한 상품들이 난립하면서 운용사 간 ‘제살 깎아먹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 대표는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보호가 이뤄질 경우 이 같은 우려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ETF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선 상품 보호 이유에 대해 권 대표는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TF의 경우 동일 벤치마크(BM)를 추종하는 비슷한 상품과 비교해 볼 때 차이가 크지 않다. 즉 가장 처음 만들어진 상품에 투자자들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권 대표는 “수익률 차이가 운용사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차이는 겨우 5~10bp(1bp는 0.01%포인트)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선점이 아닌 경우 빼앗기기가 쉽다”면서 “회사에서 가장 먼저 내놓은 상품일 경우 6개월~1년간 배타적 권리를 보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면밀히 체크해서 상품을 개발하고, 히트를 시키려 하는 운용사의 노력과 아이디어는 일정부분 보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ETF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 라인업 구성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권 대표는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개인은 국내 ETF를 6조원, 역외 ETF는 7조 수준을 순매수 했다”며 “이유는 미국의 ETF 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ETF 개수는 500여 개 수준이지만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는 2000개가 넘는다. 다양한 상품들로 구성돼 있어 기대수익률이 미국 시장 쪽이 더 높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1년에 상장할 수 있는 ETF 개수가 예산 문제 등으로 정해져 있다. 인력과 조직 등을 견줘 보면 우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다양성에서 밀린다”면서 “상품의 다양성을 거래소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ETF 시장에 대한 질문에 권 대표는 리츠(부동산간접투자회사) 등의 인컴자산에 투자하는 ETF가 현재의 변동성 장세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리츠부동산인프라 ETF’를 내놓은 상태다. 이 상품은 리츠와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가치 상승으로 인한 매매차익 역시 기대할 수 있다.
그는 “최근 변동성 장세로 인해 투자자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있어 안전한 상품을 찾고 있다”며 “리츠로 대표되는 인컴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리츠에는 사회와 경제적인 고민이 들어있다. 부동산 자산을 금융권으로 편입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있고, 개인들도 부동산투자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려는 수요가 있다”며 “이런 수요와 공급이 들어맞는 것이 리츠다. 커피 한잔 가격으로 리츠를 구입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리츠에 투자하는 ETF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성 ETF마케팅부문 대표는?
◆학력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경력
▷1999년 : 푸르덴셜투자증권
▷2005년 : 미래에셋자산운용
▷2011년 :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2012년 : 미래에셋자산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