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인선 배경] Y노믹스부터 巨野 협상·정부조직개편까지...다목적 포석 담은 尹승부수
2022-04-11 00: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0일 장관 후보자 8인 발표는 '여소야대' 국면 돌파를 위해 정무감각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선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경제정책' 조타수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현역 의원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부동산 정책' 책임자에 대선 주자급 정치인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폐지 논란'에 휩싸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정책 전문가' 김현숙 전 의원을 깜짝 발탁한 것은 거대 야당과의 협상뿐만 아니라 향후 정부조직 개편 등 다목적 포석을 담은 승부수로 평가된다.
◆비정치인 중용 관측 깨고 원희룡 '깜짝 발탁'
우선 추 후보자 인선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추 후보자는 고려대 재학 시 행정고시(25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을 두루 거친 경제정책과 금융정책 양쪽을 모두 섭렵한 '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
국회 진출 후에도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역임하고 최근까지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당의 전략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했다. 윤 당선인은 "전문성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원 후보자도 "정치인 출신으로서 정치 문제가 된 부동산 문제를 강단 있게 풀어갈 수 있다"면서 "부동산 가격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부분은 안정 위주, 신중한 방향으로 움직이겠다.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접근보다는 여러 문제들을 가급적 안정시키며 전체적인 조화·균형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현숙 여가부 개편 포석···1차 인선 중 5명 '영남'
윤 당선인이 폐지를 공약한 여성가족부 장관에 여성문제보다 가족‧청소년 복지 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 '정책통' 김현숙 후보자를 내정한 것도, 여가부 기능을 '여성'에서 '가족' 위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김 후보자는 "부처가 언제 개편될지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9대 국회 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여가부 업무를 해 봤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젠더 갈등이나 세대 갈등을 다 풀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밖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전 중앙일보 대기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등은 정무 능력보다는 전문성을 더 감안한 인선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인사 발표에 "국정 운영의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을 채우는 데 급급한 주먹구구식 발표"라며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후보자 평균 나이는 60.5세(50대 3명, 60대 5명)이며 출신지는 영남이 5명(경남 2명, 경북 1명, 대구 2명), 서울‧제주‧충북 각각 한 명씩이다. 출신 학교는 서울대 출신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한 명에 그쳤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각 부처를 유능하게 맡아 이끌 분을 찾아 지명하다 보면 결국 지역, 세대, 남녀 다 균형 있게 잡힐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