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MZ세대 공략] MZ세대, 저축성보험 관심 상승에도 외면하는 보험사들

2022-04-10 08:00
IFRS17 도입 대비 위해 저축성보험 비중 줄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재테크 수단으로 개인연금 등 저축성보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MZ세대 공략을 강화하면서도 저축성보험 확대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 MZ세대 저축성보험 관심 확대

10일 법인보험대리점 리치앤코가 수도권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MZ세대는 저축성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 따르면 '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답한 MZ세대 직장인 응답자가 77.5%를 기록했고 '이전과 비슷하거나 관심이 늘지 않았다'고 답한 비중은 22.5%였다.

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 중 '보장성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약 34.8%인 반면 '저축성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42.7%를 웃돌아 보험에 대한 MZ세대들의 높아진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저축성보험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개인연금 형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38.9%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예금, 적금보다 이자율이 높아서'(34.2%), '투자처로 적당하다고 생각해서'(15.2%) 등이 이유로 꼽혔다.

보장성보험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목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55.5%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어 2위는 '결혼, 출산, 은퇴 등 생애주기상 필요해서'(25.9%), 3위는 '투자에 치우친 경제활동상 안전장치가 필요해서'(10.6%)가 꼽혔다.

리치앤코는 “2030세대가 그 어떤 세대보다 가장 적극적인 투자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만약을 위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대안으로 보험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외 MZ세대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일상적’으로 투자(예·적금 제외)를 하고 있으며, 올해 10% 이상 수익률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10명 중 8명은 최근 보험에 관심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3%가 주식, 부동산, 펀드, 가상화폐 등에 '현재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투자자 중 절반 이상이 전체 수입의 약 20%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투자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월 수입 대비 투자 비중을 묻는 질문에 10%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8.5%로 가장 많았고 ‘20% 미만(27.0%)’, ‘30% 미만(17.9%)’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수입의 50% 이상을 투자한다고 답한 공격적인 투자자 비중도 11.6%로 적지 않았다.

성별로 보면 '새로운 경험을 위해 투자한다'는 여성은 11.9%를 기록한 데 반해 남성은 6.1% 수준에 그쳐,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새로운 경험 및 소유' 등을 위한 확실한 목적을 정해두고 투자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투자 방법은 ‘직접 주식 투자’를 가장 선호했다.

어떤 분야에 어떤 방법으로 투자하는가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주식 직접 투자'가 88.2%를 차지하며 1위로 꼽혔다. MZ세대 직장인들은 개별 종목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도 직접 하는 주도적인 투자 방식을 선호했다. 2위는 가상화폐 (34.8%), 3위는 각종 펀드상품 등에 투자하는 '주식 간접 투자'(28.0%), 4위는 저축보험, 달러보험 등의 '보험 투자'(22.9%)로 응답했다. 이를 통해 2030세대는 모든 투자 영역에 걸쳐 다양한 방법을 두루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투자를 통한 목표 수익률을 묻는 질문에는 '10%대'가 39.4%로 가장 많았고, ‘20%대’라는 응답자는 25.2%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65.0%(1위, 2위를 더한 수치)가 10~20% 정도의 합리적인 투자 수익률을 기대했다.

올해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록했다’고 답한 사람은 52.0%로 절반이 넘는 MZ세대 투자자가 수익을 기록했다. 이 밖에 ‘원금을 유지했다’는 응답자는 25.0%, ‘손실을 기록했다’는 23.0%로 집계됐다. 투자 수익률은 '10~24%’를 기록했다는 응답자가 38.6%로 가장 많았고 ‘25~49%’가 13.6% 그리고 ‘50% 이상’(8.7%)이 그 뒤를 이었다.

◆ IFRS17 도입 대비 위해 저축성보험 줄이는 보험사들

반면 보험사들은 내년에 도입되는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재무건전성 평가에 불리한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여야 한다. 대신 보험사들은 제3보험인 장기인보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과거 저축성보험을 공격적으로 판매했던 생명보험사들의 전체 보유계약 중 저축성보험 비중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43조원이던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액은 2017년 530조원, 2018년 506조원, 2019년 478조원, 2020년 455조원으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에는 445조원에 불과했다. 5년 새 저축성보험 보유계약액이 18% 이상 감소한 셈이다.

반면 보장성보험 보유계약액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생보업계의 보장성보험 보유계약 규모는 1888조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35조원으로 2.49% 늘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았던 국내 보험사들로서는 암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 상품 비중 늘리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보험업계에 장기보장성보험 출혈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MZ세대 소비력이 베이비붐 세대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서울 인구 967만명 중 343만명(35.5%)은 MZ세대, 129만명(13.4%)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로 조사됐다.

이 기간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2%로 베이비붐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66.3%)을 추월했다.

MZ세대의 직업은 사무종사자가 36.1%로 가장 많았고 학생(22.9%), 서비스 종사자(11.3%)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MZ세대의 소비는 빠르게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뱅크샐러드가 이용자의 백화점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의 1차 유행 직후인 2020년 3월에는 백화점 이용 비율이 전체 이용자의 11.32%까지 급락했으나,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며 올해 3월에는 18.3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