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어린이보험 판매 제동 왜?

2022-04-07 17:35
소비자 피해 우려 큰 무해지형 상품 개발 경고문 발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해지환급금이 적은 일부 어린이보험 상품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무·저해지 보험상품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악화와 해지 환급금이 적어 불완전판매 소지가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주요 보험사들이 내년도 도입 예정인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준비를 위해 어린이보험을 포함한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을 벌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모든 보험사에 무저해지환급금 어린이보험 개발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일부 보험사가 △어린이보험은 성인대상 건강보험보다 해지율 경험통계가 더 낮게 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저해지어린이보험의 최적해지율 산출 때 어린이보험의 해지율을 더 높게 적용한다는 점 △세만기 단기납 어린이보험 무해지상품의 최적해지율 산출 시 상품구조가 상이한 세만기 전기납 어린이보험의 최적해지율 등을 참고해 산출했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적시돼 있다.

무·저해지환급금 상품은 보험 약정 기간 중 소비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기존보다 적은 상품이다. 저해지환급금 상품은 환급금이 있지만, 일반 상품에 비해 낮은 환급률을 적용하는 상품으로 10·20·50%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달부터 시행된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해지율 산출·검증 모범규준'에서도 보험사는 50% 환급형 무해지 상품의 판매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다양한 보험상품 중 어린이보험의 무·저해지상품에 경고를 보낸 데에는 최근 보험사들의 관련상품 판매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주요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 상품 판매를 높이기 위해 보험료가 저렴한 무해지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무해지형 어린이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인하했다. DB손해보험도 어린이보험 상품개정을 통해 무해지환급형 보험료 15~20% 수준을 인하했다. DB손보는 이어 어린이보험에 수두진단비와 수족구진단비, 특정임신중당뇨병진단비 등 총 12개의 담보를 추가했다.

이 밖에 삼성화재는 어린이보험에 독감(인플루엔자) 치료비 특약을 탑재했고, 현대해상도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와 ‘굿앤굿어린이스타종합보험’에 표적항암약물치료 5000만원과 암 통원 일당 10만원 등 담보를 추가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내년에 도입 예정인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보험 등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보험의 경우 타 보장성상품보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유리해 판매 경쟁이 극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판매 경쟁에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어린이보험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