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좌충우돌] 본궤도 오른 6월 지방선거...핵심 승부처는 '경기지사'

2022-04-08 08:00
리얼미터 조사, 유승민 37.6% vs 김동연 36.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오는 6월 1일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식 취임하는 5월 10일 이후 불과 22일 만에 열린다. 소위 '취임 허니문' 기간에 진행되는 선거로 '정권심판론'보다 '정권안정론'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피할 수 없는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지방선거 압승이 필요하다. 지방선거 승리로 확인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원동력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그 국정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 4월 총선까지 승리를 거둬야 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쉽게 포기할 선거는 아니다. 지난 대선은 역대 대선 중 가장 최소 표 차(0.73%)로 승부가 갈린 선거였다. 이재명 상임고문(당시 후보)은 역대 민주당계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표(1614만7738)를 확보했다.

단순히 보수(윤석열 48.56%)와 진보(이재명 47.83%, 심상정 2.37%)로 진영을 나눈다면 진보 표심이 투표 과반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대선 기간 약속한 '다당제 정치개혁'을 고리로 진보 진영을 이끌어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확실한 국정 주도권을 쥐고 2024년을 목표로 '권력분산형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취임덕'(취임+레임덕) 수준이 아니라 아예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이에 여야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모두 중요하지만, 핵심 승부처는 수도권, 특히 경기도 선거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비를 찾아 추모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心은 어디로...김동연‧안민석‧조정식‧엄태영 등
 
경기도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는 442만8151표(50.94%)를 이 고문에게 몰아줬다. 윤석열 당선인은 396만5341표(45.62%)로 두 사람의 표 차는 5%포인트 이상이다. 두 사람이 지난 대선에서 박빙승부를 펼치게 한 가장 큰 배경이다.
 
다만 이 고문의 경기도 승리는 민주당이라는 당적에 대한 지지보다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정치인 '이재명 개인'에 대한 지지라는 분석이 더 힘을 얻는다.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현직 경기 오산 5선 의원인 안민석 의원, 경기 시흥을 5선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인지도에서는 대선주자인 김동연 대표가 단연 앞선다. 이 고문과 비슷한 '흙수저 신화'에 공직생활과 아주대학교 총장을 역임하며 검증된 능력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민주당의 경선 방식은 '당원 50%+국민 50%'의 국민참여경선이 기본이다. 이 경우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대표의 경선통과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역기반 역시 다른 후보들보다 열세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100% 국민참여경선' 이야기가 나온다. 권리당원은 당연직 선거인단으로 하고, 경기도 유권자 중 신청자를 선거인단으로 구성해 투표하는 방식으로, 지난 대선을 계기로 민주당에 합류한 신규당원과 민주당에 비판적 지지를 보낸 반윤성향 유권자들을 대거 참여시키겠다는 뜻이다.
 
조정식 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지사 경선은 흥행을 극대화해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100% 국민참여경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전 시장도 그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기존 룰'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100% 국민참여경선의 가장 큰 수혜자로 예상되는 김 대표는 "(어떤 방식이든) 불공정해도 따르겠다, 받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尹心은 ‘철의 여인’에게 향했나...경쟁력은 유승민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김은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함진규 전 의원, 천강정 전 의정부시 갑 당협위원장, 강용석 전 의원(비당원)이 도전장을 냈다. 정치권의 관심은 단연 '대권주자' 유 전 의원과 '윤석열의 입' 김 의원에게 쏠린다.
 
경기도에 연고가 없는 유 전 의원은 당초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측 후보로 김동연 대표가 언급되면서 같은 '대권주자급'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러한 목소리에 응해 유 전 의원은 결국 지난 3월 31일 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이 승리한다면 보수진영 유력 대권주자로 부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패배한다면 정계은퇴를 각오해야 한다. 실제 유 전 의원은 출마 혹은 정계은퇴를 두고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저격수'로 유명한 김은혜 의원은 4월 6일 "경기도의 '철의 여인'이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대변인이었던 김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러나 김 의원이 대변인직을 중도사퇴하면서까지 출마를 선언하자 '윤심(尹心, 윤 당선인의 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지역 당 최다선인 김학용(안성)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직을 사퇴하고,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한 것도 '윤심'이 작용한 사례로 거론된다.
 
김 의원은 "당선인 뜻과는 관계 없다. 저의 뜻이었다"며 "윤심이 아니라 민심을 대변하고자 나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당내 경선과 대선 기간 윤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였던 유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윤 당선인 측이 투입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7일 여러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의 한 개발현장을 방문, 출마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 유승민 37.6% vs 김동연 36.0%
 
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경기도에 사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김동연 대 유승민' 가상 양자대결 조사는, 유 전 의원 37.6% 김 대표 36.0%로 나타났다. 양자 간 격차는 1.6%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였다. 부동층(없다, 모르겠다)은 13.9%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는 김 대표가 28.9%로 가장 높았고, 안민석 의원 13.2%, 염태영 전 시장 10.4%, 최재성 전 정무수석 5.4%, 조정식 의원 4.5% 순이었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선 유 전 의원이 38.2%로 가장 높았고, 윤희숙 전 의원 10.8%, 김은혜 의원 10.1%,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6.4%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