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 시즌 개막… 컨센서스 강세 섹터는 운수창고·철강금속·음식료품
2022-04-10 14:41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개막하면서 호실적이 전망되는 섹터와 종목들을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올해 1분기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등의 대내외 악재로 인해 호실적을 기록하는 종목이 귀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여느때보다 클 전망이다. 호실적이 전망되는 섹터로는 코스피 기준 운수창고와 철강금속, 음식료품 등이 지목된다. 반면 기계, 증권, 건설업 등은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LG전자 필두로 1분기 어닝시즌 개막… 2분기 주가는 실적·가이던스에 달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시작으로 2022년 1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으로 매출 77조원과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75조2154억원·13조849억원)를 상회한 수치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으로 매출 21조1091억원과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기록, 컨센서스를 각각 6.17%, 38.66% 상회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 유독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코스피 이익 성장률이 전년 대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연결기준 690개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총합은 183조9668억원으로 전년(105조9786억원) 대비 73.59% 급증했다. 하지만 이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2년 코스피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24조9092억원으로 2021년 컨센서스(212조6711억원) 대비 5.75%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결국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는 실적장세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물론 최근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종목과 섹터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기준 코스피 19개 섹터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섹터는 운수창고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6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01% 증가가 전망된다. 최근 1개월 컨센서스 상승률도 2.87%로 연초 대비 호실적이 전망되는 섹터다.
운수창고 섹터 주요 구성종목은 HMM과 팬오션 등 해운주와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항공주다. 이밖에도 한진과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등도 구성종목에 포함됐다.
운수창고 섹터의 어닝 기대감을 견인하고 있는 종목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8344억원, 영업이익 592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12%, 482.97% 급등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12월 3088억원에서 1월 4968억원, 2월 5010억원 3월 5339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향되는 추세여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도 높아지는 중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화물의 고운임 덕에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은 매출 3조2715억원과 영업이익 7879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운수창고와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는 섹터는 전체 19개 중 5곳에 불과하다. 이들 섹터는 운수창고와 철강및금속, 은행, 섬유의복, 음식료품 등이다.
섹터별로 살펴보면 철강금속 섹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72% 증가한 2조926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1개월 컨센서스 상향률은 0.15%다. 1분기 철강재 판매량이 둔화됐음에도 가격 인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음식료품 섹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한 8331억원으로 전망된다. 최근 1개월 컨센서스 상승률도 2.35%로 운수창고 다음가는 수준이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은 제품가격 인상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은 리오프닝에 따른 주류·음료 소비 진작이 호실적에 기여했다.
◆ 기계·증권·건설은 1분기 부진 전망… 컨센서스도 하향세
반면 일부 업종은 실적 부진과 컨세서스 하향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계, 증권 섹터가 여기에 해당한다.
먼저 기계 섹터는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 대비 36.26% 감소한 4536억원이다. 최근 1개월 컨센서스 하락률도 3.46%에 달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계장비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증권 섹터는 증시 거래대금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5조4242억원 규모였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6일 기준 11조583억원에 불과하다. 2022년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 상장 증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총합은 1조1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5% 급감할 전망이다. 최근 1개월간 컨센서스 변동률도 -5.84%에 달한다.
건설업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4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1분기 분양이 목표치 대비 부진하거나 지연되면서 기성 반영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대구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미분양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대두되면서 장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코스피 건설업의 컨센서스는 최근 1개월 동안 5.36% 하락했다.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이날 기준 5조1539억원으로 최근 1개월새 1.67% 떨어진 상황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건설업종의 주가 흐름은 재건축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 수주와의 시차, 정책 발표의 강도 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이 2021년 이상으로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원가 부담 역시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지만 2022년 컨센서스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다. 추가적인 하향 조정과 밸류에이션 부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