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한국인 남성 평균 키가 6.4㎝, 여성은 5.3㎝ 커지는 등 ‘롱다리’ 체형이 증가하고 남성 평균 비만도가 지속해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를 열고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결과를 이같이 공개했다.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는 의류, 생활용품 등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인 인체치수와 형상 데이터를 수집·보급하는 국가 주도 데이터 사업으로 1979년 이래 8회째를 맞았다.

이번 조사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0개월간 20~69세 한국인 683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남성 평균 키는 172.5㎝, 여성은 159.6㎝를 기록했다. 국표원은 “고도 성장기를 지난 2000년대 이후로도 평균 키가 지속해서 증가한 결과 제1차 조사에 비해 남성은 6.4㎝, 여성은 5.3㎝ 커졌다”고 설명했다.

상체와 하체 비율을 나타내는 다리길이 비율(샅높이/키)은 모든 연령대에서 2003년 제5차 조사 대비 증가해 키에서 하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롱다리’ 체형으로 변화가 지속됐다. 남자 다리길이 비율은 2003년 43.7%에서 2001년 45.3%로, 같은 기간 여자 다리길이 비율은 44.4%에서 45.8%로 늘어났다.

또한 남성 47%가 비만인 반면 여성 비만 인구는 22.6%에 그쳤다. 여성 체질량지수(BMI)는 1차 조사 때부터 22.0~23.1 사이에서 등락을 유지하며 표준체중(18.5~22.9) 수준을 보였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어나는 등 한국인 체형이 서구화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체 비율은 한국인 고유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머리수직길이 대비 키 비율을 나타내는 두신지수(키/머리길이)는 1990년대 이후 7.2~7.3을 유지하고 있다. 머리너비지수(머리너비/머리두께)는 모든 시대·연령·성별에서 동양인 단두형 비율인 0.84~0.89 수준을 기록했다.

국표원은 이번 조사 결과가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신규 데이터 수요 발굴에 도움이 되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날 국표원은 육군본부, 대한인간공학회, 한국의료학회 등과 함께 데이터 활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한국인 인체치수조사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국가 주도 데이터 사업”이라며 “40년간 축적한 데이터는 격동의 시대를 거친 한국인 인체 변천사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체정보 데이터는) 한국인 몸에 맞는 제품 생산과 공간설계에 활용돼 우리 기업의 제품·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왔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미래지향적 신산업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인체치수조사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