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점보스텝 우려에 미국 국채시장 공포↑

2022-03-29 17:44

미국 국채 시장의 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시장의 혼란이 커지면서 공포지수 역시 급등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국채시장의 공포지수로 꼽히는 ICE BofA MOVE 지수는 전날보다 4.01P(3.20%) 오른 129.28을 기록했다. 

MOVE 지수는 연준이 올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25일에는 하루에만 12.13 포인트 상승하기도했다.

MOVE 지수는 지난 17일 91.76까지 떨어지면서 10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후 연준의 매파적 행보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면서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국채시장에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단기금리에 비해 장기금리는 최근 오름폭이 다소 하락했다. 28일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37bp 하락했으나, 2년물은 6.01bp 오르면서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는 12.48bp로 크게 줄어들었다. 

MOVE 지수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100을 웃돌기 시작했으며, 지난 7일에는 140.03까지 오르며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9일(163.70)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국채 가격의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이체방크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지난 1980년대 이후부터 나타난 장기 추세선을 돌파했다고 진단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은행은 "댐이 드디어 무너졌다(The dam finally broke)"고 설명했다.  

40년 장기추세선이 최근의 금리 급등으로 당장 끝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은행은 "미국 국채시장은 연준이 한 번에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으며,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이를 지지하지도 강하게 부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당장 5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부터 50bp 인상에 점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시장이 아직은 연준이 지난 10년의 사이클에서 크게 벗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믿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는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주기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질 수 있다면 시장은 지금처럼 240bp가 아닌 300~400bp의 금리 인상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은 "시장은 작년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는 2024년까지의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며 "올해 초순에 들어서야 연내 세 번의 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동시에 "현재 시장이 전망하는 연내 금리 인상 폭도 역사적으로는 거대한 통화긴축의 해를 예상하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준이 공격적이 되고는 있지만, 아직 극적인 수준으로의 긴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시장은 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