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30만 일자리 뺏고 시장 생태계 파괴할 것"

2022-03-29 15:39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긴급 기자회견

장남해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장과 지역 조합장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성차업계 중고차 매매업 진출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차 중고차 매매업 진출에 대해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소비자 보호보단 경영권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위한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29일 오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중고자동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심의회의’에서 중고차판매업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미지정 의결을 내린 것은 중고차 산업 특성을 무시하고 자동차매매업계 이해 부족으로 벌어진 시대착오적 판단”이라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관할하는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연합회는 “대기업의 중고차판매업 진출은 중고차 업계 직접 종사자와 관련 산업 종사자 약 30만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대량 실업사태를 초래할 행위”라며 “대기업이 진출함으로써 얻게 되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자동차산업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돼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합회는 인증중고차(5년 10만km 이내 차량) 사업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허울뿐인 인증중고차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신차 판매 시 신차판매가격에 AS비용까지 포함해 이미 지불받아 당연히 진행돼야 할 무상 AS 차량을 마치 무상AS 및 인증을 해주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가 주장하는 수입차와의 역차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내 수입차 판매방식은 수입차 제조사가 직접 신차를 판매하지 않고 딜러사들이 자율 경쟁으로 신차를 판매하는 방식이라 신차 구입가격이 대리점마다 다른 반면 국내 완성차 제조사는 직영점 및 대리점 형태로 직접 운영하며 국내 제조사 이외에는 신차를 절대 판매할 수 없게 만들어 전국 어디서나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하고 매년마다 신차 판매가격을 상당한 폭으로 인상한다는 설명이다.

연합회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완성차 업체가 모든 중고차를 100% 매집 후 기존 중고차 업계에 경매를 통해 도매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는데, 그렇게 되면 최고 낙찰가 및 수수료를 지불하고 판매할 중고차를 대기업 완성차 업체에서 구입해 판매하게 되며 이런 유통경로로 중고차를 매집 판매 할 경우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중고차 가격은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기때문이다. 

신차 AS 보증기간 있는 좋은 중고차는 대기업이 갖고, 그렇지 않은 차량은 기존 중고차 업계에게 돌아갈 수 밖게 불공정한 환경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될 것이란 문제도 지적했다.

이 밖에도 연합회는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중고차 경매와 수출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현대 글로비스의 매출을 극대화해 오너들의 경영권 승계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현대차 등 대기업이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 5~10%씩 단계적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눈앞에 이익이 보이는데 어느 장사꾼이 이 부분을 지킬 수 있냐”면서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 질서가 무너지지 않고 좀 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연합회는 중고차 업계의 신뢰 회복을 위한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6개월·1만㎞ 이내 차량 품질보증 서비스 제공 △중고차 매매공제조합 도입 △중고차 전산 체계 고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성”이라며 “잘못된 거래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 후생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잘못된 부분을 교정해주는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 최소 3년간의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현재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안건에 대해선 대-중소기업 간 자율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며, 향후 사업조정 심의회로 넘어간다. 중기부는 지난 1월 중고차 시장 진출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사업 개시 일시 정지 권고를 내렸다. 관련법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년 이내로 권고 기간을 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