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점보스텝' 무게 실리나…연속 0.5%p 인상 전망도

2022-03-28 14:12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보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스텝(baby-step)으로 불렸던 0.25%p(포인트)에서 벗어나 한번에 0.5%p씩 금리를 올리는 점보 스텝(jumbo-step)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인상세를 잡기 위해 연준이 올해 한번에 0.5%p씩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월스트리트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022년 통화정책 전망을 수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연준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0.5%p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고 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시모나 모쿠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에 “매파적으로 기울었다는 신호는 종종 나왔었는데, 최근에는 이 같은 경향이 매우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 (expeditiously)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0.5%p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구성원들의 발언에서도 매파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번 주 후반 두 차례 발언이 예정돼 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미 지난 25일 적절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0.5%p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주 연설에 나서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의 입장 변화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 중 바킨 총재는 지난 18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 기준금리 0.5%p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지난 21일 연설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 과정이 적절한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연준이 올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추가로 더 많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RBC 캐피털 마켓의 톰 포르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애매모호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p 인상하는 것은 기정 사실화된 것이며, 이후에도 한번 더 0.5%p 수준의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제퍼리스와 같은 금융기관들은 5월과 6월 FOMC에서 연속적으로 0.5%p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대차대조표 축소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는 연준이 향후 4차례 FOMC에서 0.5%p씩 금리를 인상하고 이후 연말 2차례 0.25%p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았다. 씨티는 2023년에는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연준이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BofA의 연준 콜을 바꿨다'면서 "연준은 2022년 6월과 7월에 50bp 금리를 인상하고, 2023년 5월에 정책금리가 3.00~3.25%에 도달할 때까지 모든 회의에서 25bp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2022년에 3.5%로 상승할 것이라는 이전의 전망치를 4%로 높여 잡았다. 

국채시장에서도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2.5%까지 올랐으며, 2년물 수익률은 한때 2.23%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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