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의 '윤핵관' 직격에 尹 측 "대단히 유감"

2022-03-24 13:5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회동을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 주기 바란다"며 사실상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비판한 것에 윤 당선인 측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대변인은 "인사권과 관련해서도 한 말씀 드린다"며 "지금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들이다.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를 하지 않겠다"며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고 문 대통령의 오전 참모회의 발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다.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무슨 회담 하는 게 아니다.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대통령과 당선인이 그냥 만나 환한 얼굴로 손을 잡는 모습만 봐도 국민 스스로 입가에 미소가 돌아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에게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는 윤 당선인 주변의 윤핵관들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