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가치 미실현 리포트] 내부거래로 축적한 자회사 순익 주주들엔 '그림의 떡'
2022-03-22 18:30
순이익 3배 늘 때 배당 2배 증가… 내부거래 비중 61%인 자회사들 순익 1조
별도재무제표 기준 탓 지분 100% 보유한 금호석화 주주에게 환원 안 돼
별도재무제표 기준 탓 지분 100% 보유한 금호석화 주주에게 환원 안 돼
편집자주/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해 3월 26일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개인최대주주 겸 상무와 표 대결에 앞서 주주들에게 '화학 그 이상의 가치 실현'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박 회장의 약속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주주이익 극대화, ESG 체계 확립, 그리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차세대 신사업 육성이다. 올해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 앞서 박 회장의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아주경제신문이 살펴봤다.
경영권 분쟁 2년째인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를 앞둔 현재 가장 첨예한 쟁점사항은 배당 관련 문제다. 금호석유화학이 100% 지분을 보유한 여러 자회사들이 총합 1조원에 가까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자회사의 순이익은 모두 금호석유화학 사측이 보유하고 주주들에게 전혀 환원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자회사들의 순이익을 배당재원에서 분리하는 현재의 배당정책이 굳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중 주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안은 역시 배당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올해 주총에서 주주 이익배당으로 보통주 기준 주당 1만원을 결정했다. 배담금 총액을 살펴보면 2809억원으로 지난해 결정된 1158억원 대비 138.1%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익 환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재원인 순이익은 2020년 5829억원에서 지난해 1조9655억원으로 237.19% 급등했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3배 이상 늘었지만 배당 규모는 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시각이다.
이는 금호석유화학 측이 배당성향을 고의적으로 낮추려 한 결과는 아니다. 금호석유화학은 2000년대 이후 줄곧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확정하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순이익은 9870억원으로 급감한다. 연결과 별도 기준으로 순이익이 1조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 것은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들이 대규모 호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연결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한다면 자회사 실적에 따라 배당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일관된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삼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와 주주들 사이에서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별도 기준 배당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이 육성한 자회사가 거둔 결실이 금호석유화학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전혀 환원이 되지 않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특히 금호석유화학 자회사 중에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성장한 회사가 적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연탄 종합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금호티앤엘은 지난 2020년 매출액 759억원 중 463억원을 금호석유화학과 금호개발상사 등 내부거래 매출로 집계됐다.
내부거래 비중을 따져보면 60.9%에 이른다. 금호티앤엘뿐 아니라 금호피앤비화학 등도 금호석유화학과의 내부거래가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석유화학이 계열사 육성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결실은 주주에게 전혀 환원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국내외 다수 의결권 자문사들은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정책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안에 대해 "종속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대부분 100%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배당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SUSTINVEST)도 동종업체 대비 과소한 배당정책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최대 국부펀드로 꼽히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도 금호석유화학 측의 배당안에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상장기업이 연결 기준으로 배당정책을 진행하는 것은 자회사 관련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이 굳이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별도 기준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주주를 위한 이익 환원인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 2년째인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를 앞둔 현재 가장 첨예한 쟁점사항은 배당 관련 문제다. 금호석유화학이 100% 지분을 보유한 여러 자회사들이 총합 1조원에 가까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자회사의 순이익은 모두 금호석유화학 사측이 보유하고 주주들에게 전혀 환원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자회사들의 순이익을 배당재원에서 분리하는 현재의 배당정책이 굳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중 주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안은 역시 배당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올해 주총에서 주주 이익배당으로 보통주 기준 주당 1만원을 결정했다. 배담금 총액을 살펴보면 2809억원으로 지난해 결정된 1158억원 대비 138.1%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익 환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재원인 순이익은 2020년 5829억원에서 지난해 1조9655억원으로 237.19% 급등했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3배 이상 늘었지만 배당 규모는 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시각이다.
이는 금호석유화학 측이 배당성향을 고의적으로 낮추려 한 결과는 아니다. 금호석유화학은 2000년대 이후 줄곧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확정하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순이익은 9870억원으로 급감한다. 연결과 별도 기준으로 순이익이 1조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 것은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들이 대규모 호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연결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한다면 자회사 실적에 따라 배당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일관된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삼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 자회사 중에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성장한 회사가 적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연탄 종합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금호티앤엘은 지난 2020년 매출액 759억원 중 463억원을 금호석유화학과 금호개발상사 등 내부거래 매출로 집계됐다.
내부거래 비중을 따져보면 60.9%에 이른다. 금호티앤엘뿐 아니라 금호피앤비화학 등도 금호석유화학과의 내부거래가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석유화학이 계열사 육성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결실은 주주에게 전혀 환원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국내외 다수 의결권 자문사들은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정책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안에 대해 "종속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대부분 100%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배당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SUSTINVEST)도 동종업체 대비 과소한 배당정책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최대 국부펀드로 꼽히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도 금호석유화학 측의 배당안에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상장기업이 연결 기준으로 배당정책을 진행하는 것은 자회사 관련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이 굳이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별도 기준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주주를 위한 이익 환원인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