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靑 용산 이전', 文-尹 회동 최대 변수로…신·구 권력 재충돌 양상

2022-03-21 17:49
靑, '안보 공백' 명분 반대…예비비 국무회의 의결도 무산
임기 말까지 정권 이양 놓고 갈등 예고…국정난맥상 우려

지난 20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집무실 등의 서울 용산 이전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청와대는 양측 회동 문제와 안보 공백에 따른 집무실 이전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결국 양측 의도와는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다시 신·구 권력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더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게 순리”라며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런 우려를 전하고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불과 하루 전인 대국민 브리핑을 한 사안을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 관계장관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청와대는 촉박한 시일에 따른 안보 공백을 반대 명분으로 삼았다. 또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 구역 등 대공 방어체계를 조정 검토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임기 내 일어날 정책 실수에 따른 책임은 이번 정부에 있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수석은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며 “국방부 합참 관련 기관 등은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임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예산 작업도 당분간 추진이 어려워졌다.
 
윤 당선인 측은 전날 용산 이전 비용으로 496억원(기획재정부 추계)을 추산하고, 이를 21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지출 의결을 요청한 바 있다. 이 금액에는 합참 이전 비용을 비롯해 국립용산 공원 조성 비용, 새 관저·영빈관 건설(미군 반환 부지에 건립 검토 중)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예비비 안건의) 국무회의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