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모다가 키운 '염색샴푸' 시장...아모레 등장에 판도 바뀔까

2022-03-21 06:00
모다모다 샴푸 원료 부적합으로 국내 시장서 제조 중단 위기
아모레퍼시픽 '려 블랙 샴푸' 사전 체험단 4시간 만에 마감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왼쪽)와 아모레퍼시픽의 려 블랙 샴푸 사전 체험단 모집 관련 사진. [사진=각 사 ]


‘감기만 해도 염색이 되는 샴푸’로 인기를 끈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가 국내 퇴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염색 샴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모다모다가 키워 놓은 염색 샴푸 시장에 화장품 대기업이 ‘안전성’을 앞세운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두피케어 브랜드 ‘려’는 새치 케어 라인인 려 블랙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다음달 14일 전국 이마트에서 출시한다.

내달 출시 예정인 ‘려 블랙 샴푸’는 ‘새치 커버’와 ‘탈모 개선’ 효과를 융합한 제품이다. 신제품은 염료를 모발에 잘 남게 하는 기술과 새치 케어에 효과적인 염료 조합 노하우 등 30년 아모레퍼시픽의 기술 노하우가 집약됐다. 두피 자극 없이 코팅에 의한 일시적 염모 효과를 구현한다.
 
국내 염색 샴푸 시장은 모다모다가 뛰어들면서 커졌다. 모다모다는 머리를 감을 때 페놀성 화합물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색이 짙어지는 효과를 적용해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를 내놨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8월 출시돼 연말까지 국내 320억원, 미국 등 해외에서 2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현재 모다모다 샴푸는 국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모다모다 샴푸 원료로 사용된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이 DNA 변이를 일으키는 등 잠재적인 유전독성과 피부 감작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올해 상반기 내로 고시 개정 절차를 마치고, 개정일 6개월 후부터는 해당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 제조를 금지할 예정이다. 생산된 제품은 최대 2년까지 판매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려 블랙 샴푸' 출시를 예고하면서 고객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모다모다 샴푸의 경우 새치 커버에는 효과가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피부염과 두피 간지러움, 손이 검어지는 현상을 겪었다는 주장이 일면서 부작용 우려도 나왔다. 

반면, 려 블랙 샴푸는 식약처 고시 성분을 사용하고 두피 자극과 모발손상 부담을 줄였다는 등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라는 대기업이 오랜 기간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 높은 모습이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모다모다 제품의 경우 300ml 한 통에 3만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이 려 블랙 샴푸 출시를 앞두고 지난 14일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체험단 모집은 불과 오픈 4시간 만에 신청이 모두 마감됐을 정도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저희는 1993년 염모 린스를 선보이는 등 30여년 동안 꾸준히 염모 기능 제품을 출시해왔다. 이번 려 신제품 또한 이러한 연구개발 역사의 연장선에서 개발된 것으로 소비자들의 ‘탈모+새치’ 복합 니즈에 발맞춰 제품을 구성했다”면서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 오래전부터 형성돼 온 ‘컬러 트리트먼트’ 시장이 국내에서도 각광 받게 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모다모다는 최근 타겟과 글로벌 홀세일마트 등 미국 내 대형유통체인에 연이어 입점하기로 확정하는 등 생존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THB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