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中위안화 영향은?

2022-03-17 14:45
美 연준 금리인상에도 위안화 절상, 17일 고시환율 6.34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전 세계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연준의 조치가 위안화 환율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일로 시장이 이미 충격을 대부분 소화한 상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막상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이 되자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위안화, 5거래일 만에 강세 전환
1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394위안 내린 6.340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0.62% 상승한 것이자, 지난해 11월 6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환율을 내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이날 역내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는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1시 10분(현지시간) 기준 역내 시장에선 위안·달러 환율이 장중 6.3469위안까지 떨어져,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12월 3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 역외 시장에서도 '롤러코스터 장'을 연출하며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6.3521위안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는 금리가 실제로 인상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감이 사라진 데다 중국 지도부가 '시장 달래기'에 나선 덕분이라고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가 16일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우크라이나,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강제 상장 폐지 등 이슈로 중국·홍콩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이 더 불안해질 것으로 염려해,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금융안정위) 긴급회의로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류허(劉鶴) 부총리는 16일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금융안정위) 긴급회의에서 "현재 복잡한 정세 속 최우선 과제는 경제 부흥"이라며 개혁과 개방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분기 경제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하고 통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신규 대출의 완만한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 직후 별도로 낸 성명에서도 "적기에 시장이 관심을 보이는 핫이슈와 관련해 대응하겠다"며 "전망을 안정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높여 중국 경제가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도 중국 '마이웨이'...조만간 통화 완화 정책 내놓을 듯
중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하지 않고, 조만간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등 정책 금리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저우마오화 광다은행 애널리스트는 제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금융안정위는 1분기 경제 상황을 고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향후 지준율과 금리를 인하해 신용대출의 합리적 증가세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롄핑 즈신투자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통화정책과 관련해 능동적으로 실질적 조처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우선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점차 늘려나가다가 2분기에 지준율을 소폭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위용딩 중국사회과학원 위원 역시 증권보에 "중국 금리 인하와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중 간 금리 격차를 좁힐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만으로 중국 통화정책을 바꾸기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위 위원은 중국과 미국의 시장 상황이 다르다며, 미국의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2% 인상해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수준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중국은 인하 조치를 단행해도 플러스라고 짚었다. 올해 중국 당국의 경제 정책 기조가 '안정 속 성장'인 만큼, 인민은행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