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좋은 기(氣) 받자" 윤석열 집 근처 몰려드는 사람들

2022-03-21 08:57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제20대 대통령 당선' 축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대통령 당선인이 나온 그 집을 꼭 산다고 하는 압구정 사는 사모님이 있어요." 

개표가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간 듯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윤 당선인이 취임 전까지 지낼 서초동 자택 건물은 특별 경호구역으로 설정됐다.

아주경제가 지난 15~18일 오전 6시 30분에 찾아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는 곳곳에 경호 인력들이 배치된 탓인지 적막감이 감돌았다. 선거가 끝난 직후 대통령 당선인이 사는 '그 집'이 궁금해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한 상인은 "괜히 이 근처 지나다가 여기가 윤석열 사는 집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나고 일주일이 훌쩍 지났지만, 인근 부동산에는 아크로비스타에 대한 문의 전화가 꾸준히 오고 있었다. 
 
서초동 아파트 문의 '전무', 아크로비스타만 '활황'
서초동에서 40년간 부동산업을 한 A씨는 "서초동 법원·검찰 주위로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대한 문의는 전무한데 아크로비스타 문의만 뜨겁다"며 "정권이 바뀐다며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이었지만, 지난해 7~8월부터 문의가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경선을 앞둔 시점부터 문의가 온 셈이다. 국민의힘 경선은 지난해 8월 3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으로 시작됐다. 

부동산 사장 A씨는 "재밌는 분도 있었는데, 굳이 윤 당선인이 사는 그 집이 나오면 사겠다는 분이었다"며 "압구정에 사는 사모님인데 자기 애들이 좋은 기를 받게 해주겠다며 그 집이 나오면 산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그 집(윤 당선인의 집)은 팔지도 않고 전세도 안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집을 판다거나 전세를 놓는다고 하면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최대한 그런 입방아를 피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이 되자, 온라인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는 "아크로비스타 폭등하겠다"는 게시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거기가 풍수지리가 안 좋은 걸로 알려졌고 옛날에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라 사업가들은 꺼리는 자리인데 재물운은 없어도 관운은 있는 건가"라는 의견을 보탰다. 
 

코바나컨텐츠  [사진=아주경제 DB]

'재물운' 없어도 '관운' 있는 자리?
경비가 삼엄해 정적만 흐르던 아크로비스타였지만, 온라인이나 전화 등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은 이어졌다. 지난 16일 오전 8시께 찾아간 아크로비스타에는 한 경호원이 다가와 취재진에게 "무슨 일로 오신 거냐"고 물었다. 취재진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보고된 것으로 보였다. 

아크로비스타 상가는 여느 서울 시내 상가 건물과 다름없이 많이 비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등에서는 '코바나컨텐츠'가 있던 자리라 재물운은 없어도 관운은 있는 자리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 중인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는 같은 건물 지하에 있다. 다른 부동산 사장 B씨는 "집도 팔지 않고, 코바나컨텐츠도 한동안 그 자리에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워낙 쉽게 바뀌는 세상이니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의견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