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 40만 넘었다…대유행 정점 왔나? "향후 2주가 관건"(종합)
2022-03-16 18:28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발(發) 대유행이 점차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모양새다.
감염병 전문가는 이번 대유행이 이번주 혹은 다음주 정점을 찍은 이후 2주간 유행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2주를 잘 넘기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741명 발생해 처음으로 40만명대를 넘어섰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62만9275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확진자 수 증가는 주중으로 접어들면서 검사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데다가 특히 지난 14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도 확진으로 인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일주일 전인 9일(34만2433명)의 1.2배, 2주 전인 지난 2일(21만9224명)과 비교하면 1.8배 수준으로 증가세는 이어지지만 증가폭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날 집계된 위중증 환자 수는 1244명으로 전날(1196명)보다 48명 증가해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1007명) 처음으로 1000명대로 올라선 이후 9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전날 코로나19 사망자는 164명으로 집계됐다. 300명에 육박했던 전날(293명)보다는 감소하면서 200명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신규 확진자 증가 이후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당분간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19 병상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64.2%(2797개 중 1795개 사용), 준·중환자 병상은 71.2%(5134개 중 3653개)가 사용 중이다. 중등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46.4%의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을 돌파한 것을 두고 이번 오미크론 유행세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며 이번 위기가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마지막의 큰 위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정점이 예측대로 형성되면서 의료체계를 준비된 범위에서 대응할 수 있다면, 이번 위기가 코로나19 전반 대응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의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오미크론 유행은 이제 정점을 향해 확진자 발생이 최대치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정도가 이번 유행의 정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유행이 지난 이후 특별한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상황으로 접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손 반장은 "굉장히 어려운 주간이 시작되고 있지만, 예측대로 1주 정도 내외에 정점을 형성한다면 그 이후로는 훨씬 안정적인 상황에서 일상회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가장 큰 위기로서 이번 유행의 정점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 또 특별한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상황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감염병 전문가는 이번 유행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2주 정도는 정점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한 이후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라 전망하면서 남은 2주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주와 다음주까지 지속적으로 확진자 숫자가 등락을 반복하는 파동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3월 말에서 4월 초부터는 감소세로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교수는 "유행 정점에 다가서면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위중증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가 위중증환자 관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번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계절 독감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방역 긴장을 완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선 연일 30만~40만명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현 상황이 지속할 경우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체계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우선 치료할수는 있지만 고위험군의 감염을 집중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역정책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감이 확진자 기준으로 하루 40만명씩 발생한적이 있느냐. 독감도 하루에 40만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방역당국이 0시 기준으로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 밤 각 시도에서 자체 집계한 잠정 수치와 큰 차이가 나면서 한동안 혼선이 일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한 신규 확진자 수는 44만1423명이었으나 이날 질병청이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40만741명으로, 잠정 집계치보다 오히려 4만명 이상 줄었다.
이에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 인정 방식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집계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전날 저녁에 보도된 확진자 집계치는 지자체 재난문자와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된 수치"라며 "이는 기존 확진자나 타 시도 중복 사례, 오류가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심야에 정보 확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함에 따라 사용자인 의료기관과 확진자가 늘어났고, 확진자 집계 방식도 복잡해져 집계 소요 시간도 크게 늘었다"며 "확진자 집계에 차질이 없도록 긴급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