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힘든 잭팟 3개 터진 용산...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일까, 악재일까?

2022-03-16 15:26

용산개발위치·용산국제도시 조감도

"용산은 서울에서 경제(국제업무지구), 문화(대형 박물관), 자연(용산공원) 등 삼박자를 갖춘 가장 완벽한 입지의 땅입니다. 대통령 집무실 설치로 정치적 상징성까지 더해진다면 바야흐로 '찐(진짜) 용산의 시대'가 열리는 셈입니다."(용산 H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서울 용산구가 한번 터지기도 힘든 초대형 부동산 잭팟이 연달아 터지며 들썩이고 있다. 용산공원 개발과 서울시 '2040 기본계획'에 따른 '35층룰' 폐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UAM(도심항공교통)터미널 조성 등에 이어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로 유력하다는 설이 나오면서 트리플 호재를 맞았다.
 
16일 용산구 이촌1·2동, 서빙고동, 한남동, 용문동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시 2040기본계획이 발표된 지난 4일 이후 최근까지 아파트, 다세대, 다가구 등을 가리지 않고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호가가 6개월 만에 수억씩 올랐다. 문배동 리첸시아 아파트의 경우 전용 145㎡ 실거래가는 지난해 9월 15억2000만원이었지만 현재 호가는 22억원 선이다. 
 
이촌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과 35층룰 폐지로 호가가 오르기 시작하더니 대선 이후 저가 매물은 주인들이 거둬가면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면서 "2036가구 대단지 아파트 매물이 20건뿐이고, 옆단지는 1400가구인데 매물이 달랑 2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용문동 B중개업소대표는 "악재가 사라지는게 진짜 부동산 호재"라면서 "대통령이 용산으로 오면 이 일대 가장 큰 혐오시설인 용산역·서울역 일대 노숙자 문제가 빠르게 정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국제업무지구와 정비창개발, 철도지하화 등 산적한 개발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는 시세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용산구 부동산 거래량은 아파트, 빌라, 다세대를 전부 합쳐 54건으로, 전년동기대비(178건) 약 70% 감소했다. 이달 15일까지도 달랑 7건 거래가 전부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부동산 호재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통령 집무실이 광화문에 생긴다고 해서 광화문 집값이 오르지 않는 것처럼 용산 집무실 역시 인근 지역 집값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대통령 집무실을 신축하는 게 아닌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용도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 이슈로서의 파급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용산구민은 "대통령 경호 등 보안, 안보상의 이유로 용산구가 고도제한이 걸리면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호재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면서 "시위로 인한 불편, 행사 의전으로 인한 교통 통제, 대통령 관련 시설로 인한 용산공원 부지 축소 우려 등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통령집무실 이전에 따른 규제와 제한이 용산구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고, 세종시의 위상이 달라진 것처럼 용산구도 지역적, 정치적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용산기지 내 임대아파트 10만호 건설 계획이 철회되고 용산공원 조성이 빨라지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호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