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정치학] "왕수석 폐지" 외친 尹당선인···국민통합 위해 'MB·이재용' 사면 드라이브
2022-03-15 00: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사정기관을 관할해온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폐지하고,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제 부활 의지를 밝혔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검찰 공화국' 우려에 선을 긋고 '법 앞에 평등하고 내로남불 없는 정부'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본부장과 차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에서 사정, 정보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면서 "제가 지향하는 대통령실은 사정 기능을 없애고 오로지 국민을 받들어 일하는 유능한 정부로,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고 조정·관리하는 데에만 힘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인척,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무원 등에 대한 비리를 막기 위한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정상 가동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대변인은 "법과 원칙이 누구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은 당선인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생 방점 찍은 尹···文에 MB 특사 건의할 듯
국민통합 정부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 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첫 회동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 특별사면(특사)도 건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내부에선 MB는 물론 가석방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이제 그만하고 국민 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 달라는 것"이라며 "MB는 물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과 복권 문제를 이젠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MB 사면을 하지 않으면 윤 당선인이 임기 초반 국민 통합 차원에서 특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安 인수위원장, '겸손·소통·책임' 3대 원칙 제시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수위 운영 철학과 방향 등을 제시했다. 안 위원장은 '3대 원칙'으로 겸손·소통·책임을 언급하고 "인수위는 점령군이 아니다"며 "세계적 흐름에 따른 시대적 요구, 국민의 뜻을 엄중히 인식하고 꼭 필요한 국정 과제를 발굴해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5대 과제'로는 △공정·법치·민주주의 복원 △미래 먹거리‧일자리 기반 만들기 △지역 균형 발전 △대한민국 지속 가능성 △국민 통합을 언급했다. 인수위는 이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 중 이어갈 과제와 수정·보완할 과제, 폐기할 과제를 각각 정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안 위원장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간사),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주 초 인수위 가동을 목표로 남은 인선은 이번 주말까지 완료한다.
안 위원장은 "두 분 의원은 대표적인 정책통·기획통으로 평가받는 분들"이라며 “경제 분야는 추 의원, 비경제 분야는 이 의원이 담당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저자로 유명한 회계 전문가다. 안 위원장은 "최 교수는 국가 재정을 들여다보고 윤석열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묘수를 함께 찾아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인문학적 소양도 충분해 정부의 국정 철학이나 비전을 블렌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라며 모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