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G] 중국 '고전 속의 지혜'…옅은 물에서 놀면 새우를 보고, 깊이 들어가면 물고기와 자라를 보며, 더 깊이 들어가면 교룡을 만난다(涉淺水者見蝦, 其頗深者察魚鱉, 其尤甚者觀蛟龍)

2022-03-11 10:00
중국중앙방송총국(CMG) 보도

“섭천수자견하, 기파심자찰어별, 기우심자관교룡”
“涉淺水者見蝦, 其頗深者察魚鱉, 其尤甚者觀蛟龍”

 

[사진=CMG]


출처:

사람이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人不博覽者) 고금의 일을 알지 못하고(不聞古今), 세상의 사물을 분별하지 못하면(不見事類) 그러함과 그렇지 아니함을 가리지 못해(不知然否) 눈과 귀가 멀고 코에 악창이 생긴 사람과 같게 된다(犹目盲耳聾鼻痈). 유생도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儒生不博覽) 생각이 막히고 눈이 어두운데(犹爲閉暗) 하물며 일반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고(況庸人無篇章之業)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니(不知是非) 더욱 생각이 막히고 눈이 어둡도다(其爲閉暗甚矣)! 이는 흙으로 빚거나 나무로 조각한 인형처럼(此則土木之人) 귀와 눈은 다 있으나(耳目俱足)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과 같다(無聞見也). 옅은 물에서 놀면 새우를 보고(涉淺水者見虾), 깊이 들어가면 물고기와 자라를 보며(其頗深者察魚鱉), 더 깊은 물에 들어가면 교룡을 만난다(其尤甚者觀蛟龍). 다닌 곳이 서로 달라(足行迹殊) 보이는 사물도 서로 다른 것이다(故所見之物異也)…그러므로 많이 배울수록(故入道彌深)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所見彌大).
-왕충(王充)<논형ㆍ별통(論衡ㆍ別通)>편

해석:

<논형ㆍ별통(論衡ㆍ別通)>은 사물에 통달한 달인 ‘통인(通人)’을 어떻게 식별할 것인가를 말한다. 왕충(王充, 27년~약 97년)은 “통인은 유생보다 낫다(通人勝儒生)”고 인정하며 “한 가지 경전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유생이고 (能說一經者爲儒生) 고금을 통달하는 사람이 통인이다(博覽古今者爲通人)”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는 또 “통인은 많은 지식을 쌓는다(通人積文十篋以上). 성인의 말과(聖人之言) 현자의 말(賢者之語), 황제부터 시작해 진한에 이르기까지 (上自黃帝下至秦漢)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의 전략도(治國肥家之術), 세상의 비속을 조롱하는 말도 안다(刺世讥俗之言, 備矣)”고 말했다. 이로부터 동서고금을 통달하는 ‘박람(博覽)’이 통인이 되는 필수조건임을 알 수 있다.

왕충은 ‘통달의 여부’가 식견의 옅고 깊음을 결정한다고 인정하면서 사람이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 고금을 알지 못하고 사물을 식별하지 못하며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눈으로 색상을 보지 못하고(目不見靑黃)” “귀로 소리를 듣지 못하며(耳不聞宮商)” “코로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된다(鼻不知香臭)”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그러면서 왕충은 “섭천수자견하(涉淺水者見虾), 기파심자찰어별 (其頗深者察魚鱉), 기우심자관교룡(其尤甚者觀蛟龍)”이라고 말하며 옅은 물 ‘천수(淺水)’와 좀 깊은 ‘파심(頗深)’, 더 깊은 ‘우심(尤甚)’ 세 가지 차원으로부터 깊이 들어갈수록 보이는 사물이 더 신묘해 짐을 설명한다. 왕충은 깊이 들어갈수록 더 신묘한 사물을 볼 수 있는 원인은 “족행적수(足行迹殊) 고소견지물이야 (故所見之物異也)”, 즉 다닌 곳이 다르기 때문에 보이는 사물도 다른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이고 그로부터 “고입도미심(故入道彌深) 소견미대(所見彌大)”의 결론을 도출해낸다. 즉 많이 배울수록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은 옅고 깊음이 있고 사물은 서로 다르다. 수면을 떠돌면 새우 같은 것만 보이고, 수중에 들어가야 교룡과 같은 거물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