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유세 한번 않고 靑입성한 김건희..."사회 그늘에 관심 가질 것"
2022-03-11 00:00
"대통령 국정 전념하는 환경 만드는 것이 최우선적 역할"
제20대 대통령선거 기간 자신을 둘러싼 논란으로 끝내 선거 유세에 등판하지 않았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그간 종적을 감췄던 김 여사는 대선 개표 이후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여사가 영부인 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조용히 대통령을 내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10일 새벽 4시경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았다. 하지만 당선이 확정된 순간에도 윤 당선인의 곁에 김 여사는 함께하지 않았다.
이후 김 여사는 선대본부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정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소외계층이나 성장의 그늘에 계신 분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온 당내 인사들에 대한 예의 차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선거 초반부터 김 여사는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모친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 무속 논란까지 각종 논란이 도마에 오르면서 김 여사의 등판 여부는 갈수록 불투명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한 뒤에도 비공개 일정 위주로 움직였다. 하지만 '서울의소리' 측과의 '7시간 통화' 녹취 파문으로 한 차례 더 곤욕을 치렀다.
다만 김 여사가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 여겨졌던 우려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지지층 사이에서는 김 여사 특유의 털털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도 있었다고 국민의힘 선대위는 평가했다.
선거 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일 서초구 자택 인근 사전투표장이었다. 대선 사전투표 첫날 김 여사는 홀로 서초동 투표소를 방문해 조용히 투표권을 행사한 뒤, 취재진을 향해 "고생 많으시다"고 인사한 뒤 현장을 떠났다.
청와대에 입성하게 된 만큼 향후 영부인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김 여사가 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림자 내조'를 하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자신의 전문성을 살린 행보로 새로운 영부인상을 정립하리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편, 윤 당선인이 오늘부터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기 시작함에 따라 가족인 김 여사도 이날부터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게 된다. 당선인 자택에 24시간 경호 경비와 방문객에 대한 검색, 방탄차량 및 호위차량 등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