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ESG부스터] ④우리, '플랜 제로 100'…"금융으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

2022-03-10 07:32
이사회 8명 유일한 전원 참여 ESG委 컨트롤타워
2050년 '탄소배출Zero'…2030년까지 100조 지원
손태승 회장 "핵심 경영계획+그룹사 협조 원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

[데일리동방] 3년에 걸친 우리금융그룹의 반전 드라마는 현재 진행형이다. 2019년 터진 사모펀드 사태에 이듬해 최고경영자(CEO)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실적 악화로 최악의 해를 보냈지만 손태승 회장을 주축으로 심기일전한 작년에는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4대 금융 타이틀을 탈환했다.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 꿈도 실현했다. 특히 글로벌 대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핵심 미래 전략으로 추진한 결과 세계 무대에서 상위 레벨에 안착했다. 올해는 글로벌 ESG금융 선도 기업으로 고공 행진을 펼칠 전망이다.

◆ 손태승표 큰 그림…10년간 ESG금융 100조원 

손 회장은 순익 감소 위기에 처한 그룹에 ESG라는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 고객 신뢰 회복과 글로벌 대세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CEO 결단은 단호했다.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비전 아래 중장기 목표로 '플랜 제로(Plan Zero) 100'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플랜 제로 백은 2050년까지 그룹 내부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10년간 상품, 대출, 투자, 채권 발행 등 ESG금융에 100조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9대 전략 과제로 'E' 부문 △녹색금융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환경경영 관리체계 강화, 'S' 부문 △사회적 금융 확대 △금융소비자 권익 증대 △인권 및 다양성 존중문화 확립, 'G' 부문 △ESG금융 관리체계 강화 △투명한 정보 공시 △거버넌스 고도화 등을 선정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는 지난해 3월 신설했다. 우리금융이 구성한 이사회 내 7개 전문 위원회 중 8명 이사(사외이사 6명+사내이사 2명) 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는 ESG경영위가 유일하다. 손 회장과 더불어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손 회장은 그룹 중장기 전략인 동시에 핵심 경영 전략으로 ESG경영을 강조했다. ESG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초석 다지기에 총력을 쏟았고, 2020년 말 그룹 조직개편에서 지주와 은행에 각각 ESG 전담부서 신설을 주문했다. 이어 작년 초 그룹 ESG경영 관련 효율적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높이고자 그룹사 CEO 전원이 참여하는 그룹ESG경영협의회를 설치했다.

그룹사 간 ESG경영 협조 체계가 완성된 것으로 그룹 측은 "ESG금융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ESG경영 원칙도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현 정부가 강력 추진한 뉴딜 정책·혁신금융 기조에 발맞춰 '오늘의 혁신으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금융그룹'이라는 기치를 세웠다.

손 회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우리금융 ESG경영의 마중물이 된 혁신금융추진위원회는 올해로 운영 4년 차를 맞은 가운데, 2020년 8월 뉴딜금융지원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며 그룹 뉴딜·혁신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룹 측은 2025년까지 뉴딜금융 10조 원과 혁신금융 40조원 등 총 50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주요 성과로 2020년 민간 금융사 최초로 뉴딜인프라펀드 2000억원을 결성했고, 작년에 그린뉴딜펀드 1000억원 조성과 친환경 뉴딜인프라펀드 1300억원을 출자했다"며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공모 방식을 도입해 혁신성장 기업 대상 직접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우리금융]

◆ 전사적 노력 결실…국제 평가서 상위등급 '껑충'

이런 노력에 힘입어 우리금융은 외국인 투자의 가늠자가 된 국제 ESG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3대 ESG 평가 기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평가에서 작년 기준 평가등급이 가장 크게 상승한 것이 대표 사례다. 우리금융은 직전년도 BBB등급에 머물렀으나 작년 AA등급으로 두 단계 수직 상승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번 MSCI 평가에 관해 결과가 부진했던 'S' 부문 소비자보호 영역 개선이 등급 상향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은행 수준 소비자보호 프로세스를 마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의미다. 연구소는 "지주 내 금융소비자보호부, 은행장 직속 독립 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각각 신설했다"며 "소비자 금융역량 제고와 일반 고객의 금융사기 피해 방지 교육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무엇보다 국제기관 평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에 속도를 냈다. 작년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 지지 선언과 더불어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서명기관에 등록했다. 이에 따라 현재 기후변화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코어 사업 전략에 반영했으며 그룹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또 2020년 이후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대출 약정(PF)을 중단했다. 그룹 측은 "기존 대출 건도 만기 도래 시 연장이나 리파이낸싱 없이 회수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향후 수소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금융 주선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생발전PF를 중점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 부문 친환경 활동도 활발하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캠페인에 동참해 2030년까지 업무용 차량을 100%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며, 영업점 조명을 고효율 LED 조명으로 지속 교체하고 있다. 작년에는 우리은행 안성연수원 건물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재생에너지 도입에 앞장섰다.

손 회장은 "ESG 기업문화 확산을 목표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인식개선 교육을 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다양한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연중 진행하면서 임직원의 자발적 동참과 생활 속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우리금융은 글로벌 지속가능경영지수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작년 '아시아 퍼시픽' 지수에 최초 편입했다. 또 국내 최고 권위 평가기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전년 대비 1등급 높은 A등급을 획득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

◆ 스타트업 육성·다문화가정 지원…'S' 부문 차별화

우리금융 ESG경영에서 'S' 부문 사회공헌활동은 차별화된 내용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금융 본연의 역할로 코로나19 피해 극복에 방점을 찍은 서민금융, 중소·중견, 사회적기업 지원 등은 물론 혁신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시스템을 갖춘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한 우리다문화장학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디노랩은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그룹과 협업해 미래 디지털 사업을 견인하는 핀테크랩이다. 국내 사업 담당과 신남방 진출을 지원하는 디노랩베트남으로 구성된다. 2016년 출범 후 작년까지 총 71개 기업을 발굴, 그룹 내 18건 사업을 도입하고 15억원 규모 직접투자를 진행했다. 

그룹 측은 "매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 금융IT교육,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앞으로 ESG 분야 스타트업 발굴과 성장지원에 주력할 것"이라며 "서울시 등을 포함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다양하게 구축해 ESG 스타트업 공동 협력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금융권 최초 다문화 가족을 위한 공익재단인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다문화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과 결혼 이민자들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재단은 2020년 기준 429명의 장학생을 선발하고 약 6억3000만원 장학금을 지원했다.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조성 사업도 이어가며 예체능 교육 훈련, 자격증 취득, 대회 출전비용 등 특기 분야 장학금을 제공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한 합동결혼식은 재단 주관 주요 이벤트다. 2020년에는 10쌍의 다문화 부부에게 피로연, 신혼여행 등 결혼식 비용 일체를 지원했다. 그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가 중지되면서 학교 급식을 지원받지 못한 결식위기 아동에게 비대면 식사쿠폰도 제공했다.

1995년부터 시작해 올해 25회를 맞는 '우리은행 우리미술대회'는 아동·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전하는 우리은행의 간판 메세나 사회공헌 사업이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업계 최초로 예선과 본선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미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국, 멕시코, 중국, 콜롬비아 등 12개 국가 1만3000명 해외 참가자들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