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CB 그 후⑤] 인트로메딕·CBI, CB 발행으로 '메타버스' 신사업··· 성과는 언제쯤?
2022-03-08 08:08
신사업 진출은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경영상의 판단에 속한다. 다만 일부에선 아직 실체가 불명확한 메타버스 사업 진출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막차 CB' 발행 대열에 합류했던 인트로메딕과 CBI는 메타버스 관련 사업의 성과물인 싸이월드 앱 출시일이 1년 이상 연기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BI와 인트로메딕은 지난해 11월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규모는 CBI가 100억원, 인트로메딕이 200억원이며 발행 조건은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한도 70%로 같다. CBI와 인트로메딕 모두 연초 납입이 예정되어 있으나 한 차례 납입을 연기한 상태다.
두 회사는 신규 사업으로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과거 청보산업 시절 자동차 내연기관 부품 사업이 주력이었던 CBI는 지난해 물적분할과 함께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자동차 부품사업을 자회사로 독립시킨 뒤 존속법인 사명을 CBI로 변경한 것이다. 이후 전기차 제조, 교통플랫폼 구축, 바이오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것은 물론 메타버스 관련 사업 투자에도 나섰다.
메타버스 사업의 핵심은 올해 출시를 앞둔 싸이월드 서비스다. CBI는 지난해 12월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가 진행한 8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싸이월드 콘텐츠 바탕의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싸이월드제트 주요 임원이 CBI 경영에 직접 참여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CBI는 올해 1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싸이월드제트의 김태훈 최고운영책임자(COO), 강희준 이사, 권혁건 이사 등 3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 COO는 CBI가 지난해 11월 발행 결정한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의 발행 대상인 싸이월드얼라이언스조합의 대표 조합원이기도 하다.
같은 시기 CB 발행을 공시한 인트로메딕은 싸이월드제트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싸이월드제트 설립 당시부터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뒤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전환우선주를 취득하며 약 2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외에도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싸이월드얼라이언스조합 주식 5000주(62.34%)를 지난해 12월 취득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이후 두 기업 주가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연말 4000원 중반까지 올랐던 CBI는 현재 2000원 중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인트로메딕도 지난해 12월 고점인 8402원을 찍은 뒤 현재 6000원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싸이월드 출시가 연일 연기되며 관련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지난해 초 선보일 예정이었던 싸이월드 서비스는 1년 이상 출시가 미뤄진 상태다. 이날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는 다음달 2일 싸이월드 어플리케이션(앱)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CBI와 인트로메딕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테마가 증시에서 오랜 기간 관심을 모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메타버스 진출이 유행처럼 번졌지만 실제 성장성이 확인되기 전에는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