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중국 성장 엔진...우크라 악재에 수출 둔화

2022-03-07 14:15
1~2월 수출입 증가율, 지난해 12월보다 둔화

[사진=EPA·연합뉴스]

1~2월 중국의 수출입 증가율이 전월 대비 둔화했다. 중국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교역액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어난 9734억5000만 달러(약 1195조원)를 기록했다.

이 중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3% 상승한 5447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5% 증가율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12월(20.9%)을 밑돈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은 15.5% 증가한 4287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12월(19.5%)은 물론 전망치(18%)도 밑돌았다. 

이로써 1~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159억5000만 달러로 예상(1150억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위안화 기준으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상승한 3조4716억1000만 위안(약 673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도 12.9% 상승한 2조7328억1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로써 1~2월 무역수지는 7388억 위안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부터 중국 해관총서는 1~2월 일주일간의 춘제 연휴가 낀 것을 고려해 1~2월 수출입 지표를 종합해 3월에 발표하고 있다. 지난 1월 수출입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고, 1, 2월 지표가 따로 나오지 않았다.  
 

중국 수출입 증가율 동향 [자료=해관총서]

수출 증가율이 예상치를 웃돈 건 춘제 이후 수요가 크게 늘어나 제조업 수출주문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중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신규 주문 지수는 50.7로 전월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의약품, 설비, 자동차 등 생산지수 및 신규주문 지수가 모두 크게 확대됐다.

리쿠이원(李魁文) 해관총서 대변인 겸 통계분석사(司·국)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외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소가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올해 1~2월 두 달간 중국 대외 무역 수출입은 전년 동기 대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중국 경제의 근성이 강하고 안정 성장 정책이 힘을 발휘한 덕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던 수출이 갈수록 둔화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로이터는 "춘제 연휴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했다"며 "비록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해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시장에 수출하는 중국 업체들은 선적을 미루고 있으며 러시아와 거래하는 일부 공장들은 다음 선적에 앞서 대금 결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즈웨이 바오인자산관리유한공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올해 1~2월 중국 수출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5% 안팎)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수요에 하방 압력을 주면서 중국은 내수에 더 의존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재정 정책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