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성수동 가보니 "35층 룰 폐지에 속이 뻥 뚫려…재개발 시계 다시 빨라질 것"
2022-03-03 18:00
오세훈 시장, 35층 제한 폐지에 성수동 '사업정상화 환영'
"이전 35층 규제 지역보다 사업 추진 빠를 것"
"이전 35층 규제 지역보다 사업 추진 빠를 것"
3일 방문한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 중개업자들은 이번 35층 규제 폐지가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세훈 시장은 ‘2040 서울플랜’을 발표하며 35층 규제를 폐지했다.
A중개업소 대표는 “성수는 ‘전략정비구역’이기 때문에 원래 50층을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며 “이전 10년간 다른 한강변 지역이 35층으로 제한되며, 성수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 후임으로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 정비사업의 전체적인 기조가 바뀌었던 것이 성수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략정비구역은 지난 2009년 서울시가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기 위해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는 대신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을 허용한 지역이다. 그러나 박 전 시장 시절 수립된 '2030 서울플랜'은 3종 일반주거지역 최고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현장에선 성수동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트리마제 등 고급주택을 포함해 지역 일대가 한강 이북 최고의 부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흐르고 있었다. 강남과 한강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어 성수대교와 영동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남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라는 것이다.
성수동에 빌라를 한 가구 보유하고 있는 60대 김모씨는 “이제야 사업이 빨리 추진될 것 같다”며 “사업이 빨리 추진돼 아파트들이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성수동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성수동은 청담과 마주 보고 있어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특히 남향으로 아파트가 위치해 있어 오히려 강남보다 한강뷰도 더 좋다”며 “트리마제 등 근처 고급 단지에는 연예인, 운동선수, CEO 등 자산가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지난해 초에서 하반기쯤 성수 2지구의 상가는 3.3㎡당 9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억2000만~1억3000만원정도 호가를 부른다고 말했다. 30% 이상 호가가 뛴 것이다.
근처 또 다른 중개업자는 "원래 50층이 됐던 우리보다는 이전에 35층으로 묶였던 곳이 더 큰 호재 일 것"이라면서도 "지지부진했던 만큼 빠르게 우리지역 사업이 좀 더 빨리 추진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에 별 의미가 없다는 중개업자도 있었다. 성수 2지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층수 제한 때문에 사업이 특별하게 느렸던 것이 아니다”라며 “한강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특정한 집단이 독점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서울시나 구청이 최대한 신중하게 심의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