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대신 총'...우크라이나로 달려간 서울팝스 단원들

2022-03-03 10:52
문화예술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지우즈킨 드미트로 씨의 연주 모습(왼쪽)과 우크라이나에서 총을 든 모습 [사진=서울팝스오케스트라]

 
수십년 간 함께한 악기를 내려놓고 낯선 총을 들었다. 한국에서 민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연주자들이 고국을 지키기 위해 귀국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 관계자는 3월 3일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 3명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최근 출국했다”라고 전했다.
 
2002년 입단한 콘트라베이스트 연주자 지우즈킨 드미트로(47)와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51·2015년 입단), 트럼펫 연주자 마트비옌코 코스탄틴(52·2016년 입단)은 모두 키이우(키예프) 국립음악원 선후배 사이다.
 
드미트로 연주자는 지난 3월 1일 서울팝스오케스트라에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사진을 보내왔다.
 
하성호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사진을 보내온 이후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된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란다”고 소망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 관계자는 “단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메시지를 읽었다는 표시만 확인했다”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소망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1988년 창단된 민간 오케스트라로, 총 72명의 단원 중 20여 명이 외국인 단원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은 총 4명으로, 이들 중 한국인 아내와 자녀를 둔 한 단원만 한국에 남고 나머지 3명이 귀국했다.
 
문화예술계는 전쟁 반대 목소리를 또렷이 내고 있다. 오는 3월 10일 ‘앙상블오푸스과 함께하는 산책’ 무대에 서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전쟁보다 나쁜 것은 없다. 전쟁은 사람들의 자유와 안전을 위태롭게 한다. 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끔찍한 결정에 깊은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라쉬코프스키는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을 따르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그는 ‘음악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하고, 더 아름답고, 더 헌신적으로 만드는 것이 폭력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은 지난 2월 28일 성명서를 내고 “평화의 성자이신 정산종사께서는 침략 전쟁에 대해서 ‘먼저 덤비는 이가 패할 것’이라며 단호하게 경고하신 바 있다”라며 “이에 모든 원불교 교도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과 함께 규탄한다”라고 전했다.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왼쪽)와 트럼펫 연주자 마트비옌코 코스탄틴 [사진=서울팝스오케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