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 바이오업계, IPO 찬바람···옥석 가리기 본격화

2022-03-02 18:52
깐깐한 심사, 오스템·신라젠 여파 투심 냉랭

[사진=보령바이오파마]

 
코로나19 수혜로 이례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IPO(기업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바이오업계가 지난해와 달리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심판대에 올랐다. 거래소가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연초부터 주목받던 바이오 회사들이 상장심사 청구를 철회하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2일 바이오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청구했던 퓨쳐메디신, 파인메딕스, 한국의약연구소 등이 연초 상장 심사를 철회했다.

퓨쳐메디신은 지난해 8월 코스닥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두 기관에서 각각 A등급을 받았고, HK이노엔에 기술 수출한 경험도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당황스럽다는 평가다.

퓨쳐메디신은 이와 관련해 “4개월이 넘도록 심사에 성실히 임했지만 상장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하기로 했다”며 “최근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시장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수익성, 사업성, 재무 안전성에 대한 심사가 깐깐해졌다”면서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의 횡령·배임 이슈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기존 상장 기업들 성적도 좋지 않아 다양한 부정 이슈가 겹친 것 같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흥행도 예전만 못하다. 앞서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한 애드바이오텍과 지난달 상장한 바이오에프디엔씨 등은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상장일에 공모가(2만8000원)보다 낮은 2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2일 종가도 1만8750원에 머물렀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팬데믹 분위기에 올라탔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면서 “기술력만 있으면 매출이 없어도 자금 조달에 걱정이 없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해 역시 바이오 기업의 IPO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상장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곳은 루닛, 보로노이, 원텍, 디앤디파마텍, 선바이오, 에이프릴바이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이뮨메드, 애니메디솔루션 등이다.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곳은 지아이이노베이션, 아벨리노랩, 쓰리빌리언 등이다.

전통 제약사의 자회사도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보령제약그룹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는 올해 말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동국제약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