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미국, 멀리서 지켜만 봐…우리 홀로 나라 지켜"

2022-02-25 16:04
"대러 제재, 러시아 철수시키기에 불충분"
CNN "키예프, 섬뜩할 정도로 조용…일부 아파트 밤새 불길 휩싸여"

CNN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새로운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멀리서 지켜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오늘 아침, 우리는 홀로 우리나라를 지키고 있다"며 "어제처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강력한 나라'는 미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전날 제재를 받았지만, 이것만으로 외국 군대를 우리 땅에서 철수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결속과 결단이 있어야만 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진정한 영웅주의를 보여주며 계속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시설만 노리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아침 키예프 상공에서 폭탄이 터졌다. 주거용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며 "지난 1941년 이후 우리 수도에 대한 이 같은 공격은 일어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조만간 우리와 대화를 해야 할 것이고, 이 전쟁을 끝내고 침공을 멈추는 방법을 우리에게 말해야 할 것"이라며 "대화가 일찍 시작될수록 손실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하원 보고에서 탱크를 동반한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 32㎞ 앞까지 진격했다고 밝혔다. 

CNN은 이날 키예프 일대에 공습 사이렌이 반복적으로 울렸으며 일부 아파트는 밤새 불길에 휩싸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Su-27 등이 격추되며 2층짜리 주택에는 화재가 발생했다.  

통행금지가 오전 7시에 해제됐지만, 사람들이 집안에 머무르며 "섬뜩할 정도로 조용"했으며 "전날에는 서쪽으로 향하는 도로가 꽉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키예프를 탈출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공수부대가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진 이반키프에 있는 테테리우강에 있는 다리를 폭파해 러시아군이 수도로 진격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지난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