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내년 1월 재가동···'수주 훈풍' K조선 올해 역대급 실적 찍나

2022-02-24 18:40
업황 호조로 4년 7개월 만에 재개
지난달 138만CGT 수주···세계 2위

장기 불황에 잠식됐던 국내 조선산업이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연일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기대감마저 나온다. 

아울러 올해는 글로벌 환경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있어 친환경 선박 건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조선업은 138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147만CGT를 기록한 중국에 다소 뒤처진 수준이나 글로벌 2위(점유율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보다 대형 선박과 고부가가치 선박을 주로 수주해 수익성은 더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1월 수주 규모인 91만CGT에 비해서도 51.65%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산업은 연간 1744만CGT 수주 실적을 기록해 2013년 1845만CGT 이후 8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올해는 2013년 기록마저 경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동안 침체됐던 조선소가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는 친환경 규제로 신규 선박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표(CII) 규제를 내년부터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선박에너지효율지수 규제는 선박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양을 2008년 배출량 평균보다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 줄이는 해상 환경 규제다. 탄소집약도지표 규제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해마다 측정해 에너지 효율에 따라 선박 등급을 분류하고 하위 등급으로 나뉜 선박에 선박에너지효율관리계획(SEEMP)을 제출하도록 하는 규제다.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선박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두 환경 규제 모두 기존 선박을 새로운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해상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 해사산업 대응 방안' 보고서는 노후 선박은 저속 운항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성이 매우 떨어져 사실상 정상적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결론을 냈다.

결국 기존 석유연료 추진선 대부분이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연료 추진선으로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올해 국내 대형 조선 3사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LNG 추진선 등 친한경 선박 관련 일감이 밀려들 것으로 관측된다.

친환경 선박에 대해서는 글로벌 조선사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건조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국내 조선사는 지난해 발주된 LNG선 가운데 87%를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당수 선주들이 LNG 추진선 혹은 이중연료 추진선을 발주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LNG 추진선 건조 기술은 국내 조선 3사가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역대급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