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ETF 사들이는 기관…우크라 사태·美 긴축에 안전자산 의존도 높아진다
2022-02-23 16:19
미국의 긴축 재정과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 확대 등으로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 중인 가운데 기관들이 안전자산인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를 집중 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들어 기관 투자자들은 KODEX 골드선물(H) ETF를 56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또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와 TIGER 금은선물(H) ETF를 각각 2326억원, 402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 골드선물(H) ETF는 미국 상품거래소(COMEX )에 상장돼 있는 골드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ETF다. 원·달러 변동에 대한 환헤지(Hedge)가 가능하며 소액 투자로 인플레이션 헤지 또한 가능하다.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골드선물 일간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운용하고 있는 금 가격 지수를 기초로 한다.
이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을 반영하는 KRX 금 현물지수를 추종한다. 일간 성과에 금 시세와 원화 대비 미국 달러화(USD) 환율이 함께 반영되는 환 노출형 상품이다. 투자자는 금과 달러화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개인과 기관의 금 관련 상품 매입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긴축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심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 3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7.60달러(0.40%) 오른 온스당 1906.40달러를 기록했다. 금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달 17일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며 작년 6월 2일 기록한 1907.5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분간 금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여 금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 유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은 러시아 이슈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높아진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금융시장 내 높아진 안전자산 선호가 영향을 미쳤다”면서 “금은 현재 금융시장 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가 점차 안정세를 보인다면 실질 금리가 반등하면서 금 가격의 하방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며 “1분기 이후에는 금 가격도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고용시장의 호황과 침체로 전환 가능성 등을 놓고 보면 현 경기 국면은 금 투자를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호황 국면이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금 가격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고, 불황 국면을 반영한다면 상대적 안전 자산으로서 금 가격의 매력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역시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해 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