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대세 된 가상인간] 인플루언서·비서·가수·모델까지…산업계 곳곳 파고들다

2022-02-25 05:12
LG전자, CES 2022서 '김래아' 가수 데뷔, 뉴욕 패션위크 '틸다'까지 종횡무진
삼성전자는 AI 비서 '세바스찬' 공개, 신차발표회 트럭모델 '미즈 쎈' 등장

국내 최초 가상인간 ‘로지(ROZY)’가 탄생한 지 2년 만에 산업계에도 각 기업을 대표하는 가상인간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가수 등 연예계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상인간이 중심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비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콘셉트의 가상인간을 제시하고 나섰다. 향후 가상인간이 보다 진화한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란 기대다.
 
산업계도 ‘가상인간’ 바람…최고의 AI 기술 겨룬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상인간은 LG전자의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킴(REAH KEEM)’이다.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1’에서 처음 등장한 김래아는 당시 유창한 영어로 LG 제품을 직접 소개했다. 올해는 첫 공식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자작곡을 쓰고 있다.
 
김래아는 LG전자의 AI 기술을 총집합한 결정체다. AI 기술뿐만 아니라 딥러닝 기술과 모션 캡처 작업, 자연어 학습 등을 통해 목소리를 입히고 움직임을 구현했다. 개발 당시 모션 캡처 작업만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 약 7만건을 추출했고, 딥러닝 기술을 통해 3D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자연어도 4개월간 정보를 수집한 후 학습 과정을 거쳤다.
 
삼성전자는 연예계에 진출하는 등 가상인간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지속해서 가상인간을 선보이고 있다. 2020년 1월 열린 CES에서 가상인간 ‘네온’을 처음 공개했다. 네온은 삼성전자 사내벤처 스타랩스가 개발한 가상인간이다. 신한은행은 네온을 가상 은행원으로 채용하며 삼성전자와 손잡기도 했다.
 
지난달 CES에서는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비서 ‘세바스찬’을 공개했다. 3차원 캐릭터인 세바스찬은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지시에 즉각 반응한다.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세바스찬은 실제 인간 비서처럼 사용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기존 음성 기반 AI 비서에 불과했던 ‘빅스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LG전자의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킴(REAH KEEM)’. [사진=LG전자]

 
직·간접 투자 가속페달…본격 ‘가상인간’ 시장 성장
기업들의 가상인간 시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는 ‘LG AI연구원’을 앞세워 가상인간은 물론 이를 활용한 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달 LG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으로 구현한 첫 번째 가상인간 ‘틸다(Tilda)’를 선보인 이후 약 일주일 만에 민간 연합체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까지 발족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첫 초거대 AI 기반 아티스트 틸다는 기존 가상인간과 달리 스스로 학습해 사고하고 판단한다.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실제 박윤희 디자이너와 함께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의상을 최근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였다. 인간과 협업할 뿐 아니라 스스로 3000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만들어냈다.
 
LG는 틸다가 이처럼 스스로 창작할 수 있도록 세계 최대 수준인 말뭉치 6000억개 이상, 텍스트와 결합한 고해상도 이미지 2억5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했다. 틸다는 메타버스 등에서 Z세대와 소통하는 ‘AI 아티스트’로 지속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상용차 업계 최초로 가상인간 ‘미즈 쎈’을 선보였다. 최근 신차 발표회에서 직접 트럭 모델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또한 투자 전문회사 SK스퀘어가 지난해 첫 투자처로 가상인간 ‘수아’를 만든 회사 ‘온마인드’를 택하는 등 가상인간을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투자 방식을 택하는 기업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LG의 세계 첫 초거대 AI 기반 아티스트 ‘틸다(Tilda)’. [사진=LG]